X

71만 명 구름관중 몰린 피닉스오픈의 특별함

주영로 기자I 2018.02.05 15:31:03
버바 왓슨(오른쪽)이 2일 미국 애리조나 주 TPC스코츠데일에서 열린 PGA 투어 피닉스오픈 2라운드에서 대회의 상징이 된 16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 갤러리로 꽉 찬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71만9179명.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 인기 대회인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90만 달러)이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인근의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는 6만4273명명의 갤러리가 입장했다. 전날 토요일에만 21만6818명이 찾아와 역대 하루 최다 갤러리 입장 기록을 새로 쓴 데 이어 이날까지 총 71만9179명이 골프장을 찾아 골프대회 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65만5434명보다 6만3745명이 더 늘어났다.

피닉스오픈이 매년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울 수 있던 원동력은 독특한 대회 방식과 갤러리를 위한 특별함 덕분이다.

피닉스오픈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골프축제’다. 상금이나 역사, 전통을 따지면 메이저 대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회가 열리는 스코츠데일의 인구는 고작 20만 명이 조금 넘는 중소도시다. 그럼에도 도시 인구의 3배가 넘는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을 정도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피닉스오픈이 다른 골프대회처럼 평범하게 열렸더라면 지금의 인기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피닉스오픈은 다른 그 어떤 대회에서도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가능하게 해준다.

세계랭킹 2위 존 람(스페인)은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옷을 여러 번이나 갈아입었다. 16번홀을 위한 준비된 이벤트였다. 1라운드 때는 별명인 ‘람보’처럼 머리에 띠를 묶고 경기를 펼쳐 갤러리들의 함성을 유도했고, 3라운드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애리조나 주립대의 풋볼팀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존 람은 이 대학 출신이기도 하다.

16번홀은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피닉스오픈의 상징이다. 파3 홀 전체를 거대한 스타디움으로 꾸며 놨다. 코스를 둘러 싼 스탠드에는 약 2만명이 앉을 수 있다. 이 홀에서는 골프에서 금지된 모든 게 허용된다. 크게 소리를 질러도 되고, 술을 마실 수고 있다. 오히려 조용히 경기를 관전하는 게 불편할 정도다. 선수들은 이런 분위기를 유도한다. 존 람처럼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오기도 한다. 심지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선수도 있다. 맷 쿠차는 4라운드에서 티샷을 10cm에 붙였다. 수만 갤러리는 일제히 ‘쿠~’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이런 즐거움에 선수와 팬들은 피닉스오픈을 기다린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