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KIA가 5선발 체제로 전환을 선언했다. '한시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지만 KIA 팀 컬러에 비춰봤을 땐 매우 의미있는 변화다.
KIA는 6선발 체제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 있는 팀이다. 조범현 KIA 감독은 6선발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불펜 야구가 대세이던 지난 2009년 6선발 체제를 도입,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지원하는 대신 긴 이닝 소화를 맡겼다. 이렇게 풀어간 경기는 불펜 운영에도 큰 힘이 됐다. 그해 KIA 우승에서 6선발은 빼 놓을 수 없는 원동력이었다.
2011시즌 역시 6선발로 시작했다. 하지만 개막 이후 7경기만에 전면 수정에 나섰다. 프라이드 보다는 위기 탈출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KIA는 개막 이후 6경기 중 5경기서 블론세이브가 나왔다. 불펜 투수들이 기량은 물론 심적으로도 크게 흔들렸다. 필승 계투조인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이 모두 고비를 맞았다.
불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토종 원투펀치인 윤석민과 양현종도 기대만큼 공을 던져주지 못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8.03(윤석민) 18.00(양현종)이나 된다. 일시적인 부진이라는 진단이 유력하지만 당장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반면 타선은 연일 불을 뿜고 있다. 팀 타율이 3할1푼3리나 될만큼 고른 상승세다. 집중력도 최고다.
KIA가 6선발 체제를 허물고 5선발 체제로 재무장에 나선 이유다. 6선발은 매우 효율적인 선택이지만 전력이 받혀주지 못하면 실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2011시즌은 4월 승부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팀 전력이 전체적인 평준화를 이룬 탓이다. 4월에 밀리면 이후 어지간한 뒷심이 아니면 회복하기 힘들다는 경계심이 8개구단에 공히 퍼져 있다.
KIA의 5선발 전환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이길 수 있는 경기에 불펜의 물량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6선발 체제에선 선발이 경기 초반 흔들리면 다음 대안을 찾기 어려웠다. 불펜 투수의 숫적 열세 탓에 함부로 필승조를 꺼내들 수 없었다.
이젠 다르다. 롱 릴리프가 가능한 서재응이 불펜으로 보강되며 언제든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경기 초반 기선을 제압당하더라도 롱 릴리프로 분위기를 바꿔 놓으면,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언제든 만들 수 있다.
기대보다 약한 모습을 보인 선발진과 강력해진 타선. 불펜 강화는 현재 KIA가 택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카드다.
KIA는 13일 광주 넥센전 승리로 5할 승률(4승4패)을 맞췄다. 상위권으로 도약하느냐 밀리느냐의 고비에 서 있는 셈이다.
5선발 체제 전환이 KIA를 상승세로 이끄는 힘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