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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 여주시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우영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12년 아마추어 생활을 정리하고 프로로 첫발을 내딛는다. 레전드 최경주 프로님과 함께 경기할 수 있어 영광이다. 목표했던 톱10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유빈 역시 “첫 프로 무대인 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더 배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우영과 장유빈은 지난 1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임성재(25), 김시우(28)와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일 귀국한 조우영, 장유빈은 그날 바로 프로로 전향했고 5일 개막하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프로로 출전한다. 이들이 프로로 참가하는 첫 공식 대회인 셈이다.
조우영, 장유빈은 각각 올해 4월 골프존 오픈 in 제주, 8월 KPGA 군산CC 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투어 프로 및 시드를 아시안게임 종료 후까지 유예하기로 했고,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귀국하자마자 프로로 전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최경주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지켜보면서 “후배들이 게임을 풀어가는 방식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18홀 전체를 보고 더 많은 버디를 뽑아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예전처럼 잘라가는 모습이 거의 없고 공격적으로 샷을 시도해 스코어를 줄이는 게 달라진 모습이었다”고 관전평을 전했다.
또 “퍼트 능력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4명의 선수가 최대 기량을 발휘했다. 한국의 젊은 친구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진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며 “오랜 침묵을 깨고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후배들이 존경스럽다. 너무 장한 일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골프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최종 합계 76언더파를 합작해 우승을 차지했다. 2위 태국을 20타 이상으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개인전에서는 임성재가 26언더파를 기록해 1타 차로 아쉽게 은메달을 획득했다.
조우영, 장유빈은 특히 PGA 투어에서 각각 2승, 4승을 거두고 정상급 선수로 활동하는 임성재, 김시우와 함께 라운드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웠다고 돌아봤다.
조우영은 “같이 방을 쓰면서 조언을 많이 구할 수 있었고, 그런 조언들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 형들의 테크닉, 헤쳐나가는 방법, 저희가 가진 약점에 대한 조언을 들으면서 골프 선수 조우영으로서 뜻깊은 한 주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장유빈은 “경기 분위기도 좋았다. 선수촌에 들어와서 같이 라면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말하며 웃었다.
조우영과 장유빈은 프로 선수로서의 최종 꿈은 PGA 투어 진출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우승인 8승을 거둔 최경주는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하게 할 말은 없다”면서도 “인내심, 기다림이 가장 중요하다. 이 이야기는 꼭 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최경주는 “순간을 참지 못하고 행동을 막하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습관이 된다. 좋은 결과가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저도 아직도 잘 치고 싶고 젊은 친구들에게 배워보고 싶다. 우리 후배들도 이런 마음으로 선수 생활을 한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우영과 장유빈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선배의 말을 경청했다.
코리안투어 통산 6승을 거둔 이형준(32)은 “프로 첫 우승에 대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고 있는 두 후배여서 부담을 많이 갖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조급함을 갖지 않으면 충분히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덕담했다.
직전 대회 iM뱅크 오픈 우승자인 허인회(36)는 “제가 조언할 게 있을까 싶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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