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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 반대다. 역량 이상을 발휘하고, 자기 일에 인정 받는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완벽해 보이는 상사들의 ‘구멍’을 채우는 듬직한 부하직원들이다. ‘기센’ 여선배들 사이에서 누구보다 여자의 마음을 잘 읽는 남자로 거듭났고, 아빠처럼, 오빠처럼 기대고 싶은 존재로 승격됐다. ‘연하남’의 대표적인 좋은 예로 배우 박민우와 박유환이 눈에 띈다. 월화안방극장에서 나란히 여심을 공략하고 있는 박민우와 박유환의 매력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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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JTBC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의 박민우는 쉽게 말해 해바라기다. 극중 직장 상사인 김선미(김유미 분)를 일편단심으로 바라보는 최윤석 역을 맡았다. 윤석은 선미와 한때 연인이었다. 적어도 윤석의 세상에선 그랬다. 선미 입장에서는 단순한 ‘섹스 파트너’였을 수 있지만 윤석의 마음은 진실됐다. 벌이가 시원치 않은 사회 초년생이지만 실력은 인정받는다. 크게 될 인재라는 가능성을 감안하면, 혈기 왕성한 이 남자를 잡는 게 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마음이 기특하다. 선미 어머니의 기일을 기억하고, 그가 힘들어했던 때를 잊지 않는다. 때론 의욕이 앞서 선미를 위해 했던 일이 피해로 돌아오는 실수도 저지르지만, 그 마음을 몰라주는 선미가 시청자들이 보기엔 더 밉다.
박민우의 이러한 연기는 그에게도 변신이다. 최근 MBC 드라마 ‘스캔들’에서 배트맨 역으로 방송 중,후반 인기몰이에 힘을 보탠 박민우는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더 바이러스’와 KBS2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서 얼굴을 비췄다. 당시만 해도 깊은 내면 연기를 소화할 기회가 없었던 박민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감성을 전하고 있다.
‘우사수’의 한 관계자는 “어쩌면 우리 드라마에서 홀로 젊은 친구 역할을 맡아 어우러지기 가장 힘든 캐릭터 일 수 있다”며 “박민우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감정을 끄집어내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이라는 캐릭터가 앞으로 선미-정완(유진 분)-경수(엄태웅 분)의 3각 관계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텐데 끝까지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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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환은 ‘로필3’에서 이우영 역을 맡았다. 29세. 홈쇼핑 신입 MD로 뉴브랜드 팀 팀원이다. 위로 두명의 기센 여선배들을 ‘모시고’ 있는 입사 1년차다. ‘제3의 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자와도 잘 어울리고 여자와는 더 잘 어울리는 처세술의 귀재로 등장한다. 그렇다고 속세에 찌든 능글맞은 남자는 아니다. 치이는 게 경쟁관계이고 채이는 게 일 투성이인 신입사원의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신중한 마인드를 잃지 않는다. 동기인 정희재(윤승아 분)와 함께 일땐 그 어른스러움이 배가 된다.
최근 방송에서는 희재와의 러브라인을 예고해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극하기도 했다. 희재가 힘들 때마다 묵묵히 그의 뒤를 지켜줬던 우영은 이제 팩소주 대신 무알콜 맥주를 건네고, 달콤한 입맞춤까지 전하는 듬직한 남자로 다가왔다.
박유환의 캐릭터는 공감보다 판타지를 자극하는 ‘로필3’에서 바람직한 직장 동료의 전형으로 꼽히는 분위기다. 시청자들은 박유환의 캐릭터 변화에 “꼭 저렇게 잘 챙겨주는 동료들이 있는데 정말 마음이 한순간 뺏기게 된다”, “희재도 빨리 힘든 사랑을 끝내고 우영과 잘 연결됐음 좋겠다” 등의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드라마 속 캐릭터의 인기에 힘입어 박유환이라는 배우도 조명받고 있다. 박유환은 그 동안 형인 박유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과 ‘계백’, ‘천일의 약속’, ‘그대 없인 못살아’ 등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함께 활동하는 형에게 묻혀가는 분위기였다. 케이블채널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이하 ‘로필3’)는 박유환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