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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A조 예선전 라미고 몽키스(대만)와 첫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삼성은 10일 중국 차이나 스타스와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하지만 전날(8일) 경기서 승리해 2승을 챙긴 대만이 조 1위를 확정지으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해에 이은 아시아시리즈 2연패의 꿈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대만 선발인 용병 마이클 로리(대만 리그 8경기 출전 6승 1패 평균자책점 2.50)의 투구에 압도당하면서 끌려다녔다. 완봉패였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최고구속 144km)에 그쳤지만 변화구가 위력적이었다. 투심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에 삼성 타자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방망이가 헛돌거나 빗맞기 일쑤였다.
1회부터 세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불길한 조짐을 보였다. 9회까지 삼성 타자들이 뽑아낸 안타는 단 3개 뿐이었다. 2회초 박석민이 바깥쪽 커브를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고 4회초에도 최형우가 바깥쪽 직구를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 7회엔 박한이가 안타를 얻어냈다.
그러나 이마저도 모두 2사 후 나온 안타였다. 세 번 모두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지 못했다.
그 사이 잘 버티던 삼성 선발 배영수도 흔들렸다. 3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넘기며 힘을 내는 듯 했지만 4회말 첫 타자 린홍위에게 일격을 당했다. 볼카운트 1-1에서 투심(139km)이 가운데로 제대로 몰린 탓이었다. 잘 맞은 타구는 결국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결승점이었다.
삼성은 심창민이 7회말 선두타자 8번 스즈웨이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1루수 이승엽의 실책까지 겹치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자 후앙하오란의 번트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승엽이 1루에 악송구를 하는 바람에 무사 2,3루 위기를 허용했다. 삼성은 마운드를 권혁으로 교체해 추가실점을 막고자 했지만 1번 타자 잔즈야오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결국 삼성은 3점 차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한국 챔피언의 자존심도 무너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