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카를로스 실바(30)냐 펠릭스 에르난데스(23·이상 시애틀)냐. 베네수엘라의 WBC 4강 선발투수에 대한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는 다행하게도, 둘 중 실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공식적으로 선발투수를 예고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만 예외적으로 김인식 감독이 20일(이하 한국시간) 일본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준결승 선발로 윤석민을 예고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팬들의 관심사인 베네수엘라의 준결승 선발에 대해서는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선발로 예상되는 투수는 실바와 에르난데스다.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우리나라 언론들도 이런 저런 다른 예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MLB.com은 20일 한국-일본전에 대한 상보를 게재하며 “우완 투수 카를로스 실바가 (준결승에) 베네수엘라의 선발을 맡을 예정이다. (Right-hander Carlos Silva is slated to take the mound for Venezuela.)”라고 못 박아 보도했다. 이에 대한 근거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MLB.com 기사의 신빙성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어떤 정보에 의한 것이든, 또는 기자(제시 산체스)의 분석에 의한 것이든, WBC를 주최하는 메이저리그의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기사에 무게를 두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베네수엘라의 선발로는 실바가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MLB.com의 기사가 들어맞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실바가 에르난데스보다는 한층 쉬운 상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바는 지난해 시애틀에서 4승 15패 방어율 6.46이라는 끔찍한 성적을 냈다. 메이저리그의 조롱거리라고까지 할 수 있었다. 실바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4년간 4,800만 달러라는 거액에 장기계약을 했기 때문에 더욱 심한 욕을 먹었다.
153⅓이닝동안 69탈삼진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니, 투구의 위력이 영 별 볼일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에르난데스는 좋은 투수다. 지난해 같은 시애틀에서 9승 11패 방어율 3.45를 올렸다. 200이닝동안 175 탈삼진을 기록했으니, 위력적인 공을 가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한 해 전인 2007년에는 14승(7패)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이번 WBC만으로 보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둘 다 워낙 잘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바는 2경기(총 11이닝)에서 1승에 방어율 0.82를 기록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2경기(8⅔이닝)에서 2승에 방어율 ‘0’을 기록 중이다.
그렇더라도 분명 지난해의 성적, 그리고 가지고 있는 공 등을 감안하면 실바보다 에르난데스가 훨씬 위협적인 상대임이 틀림없다. 베네수엘라는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팀으로, 현재 매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래서 결승전 선발로 더 좋은 투수인 에르난데스를 쓰고, 준결승에는 실바를 기용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그것은 우리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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