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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라는 칭호에 딱 맞는 경기였다. 류제국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과 기복없는 피칭으로 팀의 승리를 도왔다. 팀의 루징시리즈도 일단 막았다는 점에서 에이스로서 향기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
류제국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4피안타 2사사구에 무실점 호투,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3번재 퀄리티스타트로 3승째를 챙겼다. 올시즌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실점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위기는 있었지만 위기를 넘겨내는 힘이 강했다. 직구, 투심 등 빠른 공은 물론이고 체인지업, 커브 변화구도 제구가 완벽히 이뤄지며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다. 지난 20일 등판(NC전 4.2이닝 4피안타 6볼넷 2실점)에서 제구에 고전하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류제국이 득점권 위기에서 보여준 관리 능력은 이날도 여전히 대단했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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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부터 쉽지는 않았다. 1사 후 조동화에게 초구에 좌전 안타, 최정에게도 어렵게 승부한 끝에 볼넷을 내주며 득점권까지 주자를 보냈다. 다음 타석엔 SK에서 요즘 가장 타격감이 좋은 박정권. 류제국은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어 뜬공 처리했고 박진만도 직구로 윽박질러 역시 뜬공을 유도해냈다. 실점없이 이닝 마무리.
2,3회도 직구와 변화구의 완급조절로 가볍게 넘어갔다. 4회 첫 타자 최정에게는 직구가 다소 높았던 탓에 안타를 뺏겼지만 박정권을 투심으로 땅볼 유도, 병살로 처리한 뒤 박진만도 직구에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공 5개만으로 무사 1루 상황을 정리했다. 5회엔 2사 후 정상호에게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2루타를 얻어맞았다. 다음 타자 박재상을 상대로 커브로 타이밍을 뺏어내는데 성공하며 뜬공으로 잡았다.
수비의 도움까지 완벽히 곁들여졌다. 6회 1사 후 조동화에게 안타를 얻어맞은 뒤 최정과 맞선 류제국.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대였지만 스트라이크존에서 약간 변하는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했다. 2루수-유격수 사이로 빠질뻔 했던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몸을 날려 잡은 뒤 더블플레이로 잡아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1,2회 초반 무서운 공세로 승기를 잡아가던 SK를 상대로 기싸움에서 승리한 류제국 덕분에 LG도 승리의 기운을 얻은 셈이었다.
류제국으로선 시즌 3승째이자 팀의 루징시리즈를 막아낸 의미있는 호투기도 했다. 지난 달 21일 이후 전구단 상대, 무려 9차례나 위닝시리즈를 기록하고 있던 LG는 류제국의 호투 덕분에 루징시리즈 위기에서 살아나며 3연전 마지막날(30일) 경기에 따라 10번 연속 위닝시리즈 달성도 가능하게 됐다.
경기 후 류제국은 “직구 위주로 자신있게 승부하려고 했다.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다. 수비가 좋았다. 모두의 도움으로 무실점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1,2,3,번 타자만 내보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잘 막았던 것이 도움이 됐다. 6회가 가장 위기였는데 1사 1루서 최정을 상대로 내가 생각했던데로 투심이 잘 제구됐고 상대도 스윙이 해줘서 원하던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의도한 곳에 투심이 떨어지면 병살을 유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한 곳에 들어갔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이번 경기부터 글러브를 큰 것으로 바꾼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전에는 작은 글러브를 썼었는데 큰 걸로 바꾸면서 투구버릇도 조금 덜 보이는 같았다”고 말했다.
류제국은 “7회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가장 아쉬웠다. 더 쉽게 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음 부턴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는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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