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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레이스’에서 살아남은 고교생 골퍼 김시우(17·신성고)가 자신을 향한 카메라 세례에도 당황하지 않고 ‘빅 무대’에 임하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김시우는 지난 4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Q스쿨 최종 예선을 공동 20위로 통과해 PGA 정규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당시 나이 17세 5개월 6일. 2001년 타이 트라이언(미국)의 17세 6개월 1일을 한 달 정도 앞당긴 역대 ‘최연소 합격’ 기록이다.
11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시우는 “꿈의 무대에서 뛰게 돼 기쁘다. 사실 미국에서는 잘 몰랐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환영을 받으니까 이제야 실감이 난다”면서 “얼른 집에 가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그리고 TV도 보고 게임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내년 6월28일 이후 본격적으로 대회에 나선다. ‘만 18세가 되기 전에는 PGA 회원이 될 수 없다’라는 규정 때문이다. 물론 그전에도 스폰서 초청 형식이면 가능하다.
김시우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에 따르면 김시우는 현재 4~5개의 대회 주최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상태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3~4월에 열리는 대회도 있어 데뷔전이 빨라질 수 도 있다.
김시우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지금은 나갈 수 있는 대회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첫 대회가 무척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존경하는 선수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최경주(42·SK텔레콤)와 양용은(40·KB금융그룹)을 꼽은 김시우는 “선배들처럼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 타이거 우즈·로리 매킬로이와 경기하는 꿈을 꾼다. 특히 우즈와는 꼭 한번 맞붙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6세 때 골프를 시작한 김시우는 김경태(25·신한금융),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을 배출한 강원도 속초 교동초등학교 출신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고, 지난해에는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80㎝, 85㎏의 김시우는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 샷과 정교한 숏게임으로 이미 프로 무대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초청받아 출전했던 2010년 신한동해오픈에서는 6위에 올랐고, 올해 SK텔레콤오픈에서는 공동 3위를 차지해 2년 연속 톱10에 들었다.
“영어 공부도 하지 못했는데”라는 혼잣말처럼 김시우의 현재 상황은 모든 게 갑작스럽다. 또한 Q스쿨만 치렀는데도 해외 선수들과의 기량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김시우는 “겨울에 체력 훈련을 하면서 가장 부족한 퍼팅 연습에 매진하겠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서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겠다. 일단 내년에는 상금 125위에 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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