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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0점 세계최고점수!' 김연아, 완벽 연기로 쇼트 1위(종합)

이석무 기자I 2010.02.24 13:57:04
▲ 피겨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김연아. 사진=Gettyimages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환상적인 연기로 또 한번 세계최고점수를 갈아치우며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수인 78.50점을 받았다. 기술점수가 44.70점이었고 프로그램 구성점수가 33.80점으로 모두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르면서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날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점수는 자신의 개인 최고 점수이자 세계 최고 점수인 76.28점을 뛰어넘는 새로운 월드베스트였다. 김연아가 역대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세계 최고 점수를 갈아치운 것은 이번이 벌써 5번째다.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23번째 순서인 5그룹 세 번째로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아리따운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쇼트프로그램 주제곡인 '007시리즈 제임스 본드 테마곡'에 맞춰 매혹적인 표정과 함께 천천히 연기를 시작했다.

김연아는 첫번째 점프 과제이자 기본점수가 가장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점프 콤비네이션을 빈틈없이 성공시키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트리플 플립 점프까지 완벽하게 해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007 배경음악의 하이라이트인 전자기타의 빠른 리듬이 등장하면서 김연아의 연기도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연기 모습. 사진=Gettyimages

두 차례 중요한 점프를 무난히 넘긴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과 스파이얼 시퀀스에 이어 마지막 점프 요소인 더블 악셀까지 깔끔하게 완성했다. 이후 플라잉 싯스핀과 직선 스텝시퀀스, 콘비네이션 스핀까지 무리없이 해낸 김연아는 007 본드걸을 연상케 하는 마지막 사격 포즈로 2분48초의 연기를 마무리지었다.

김연아의 연기가 끝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캐나다 관중들은 피겨여왕의 멋진 연기에 큰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참동안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김연아도 본인 연기에 만족한 듯 환하게 웃으면서 관중들의 응원에 답례했다.

연기를 마치고 키스앤크라이존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차분하게 점수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세계 최고 점수가 발표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오서 코치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김연아 바로 직전인 5그룹 두번째로 연기를 펼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0.일본)는 73.78점을 받았다. 아사다의 이날 쇼트프로그램 점수는 올시즌 자신의 베스트 점수인 58.96점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수 75.84점에도 거의 육박하는 점수다.

올림픽을 대비해 새로 디자인한 붉은 색 유니폼을 입고 나온 아사다는 첫 점프과제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를 무난히 해낸데 이어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 등 세 차례 점프를 모두 안정적으로 해내 절정의 컨디션임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아사다는 완벽 연기에도 불구하고 김연아의 벽은 넘지 못한채 4.72점차 뒤진 쇼트 2위에 머물렀다.

경기 이틀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던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트도 슬픔을 딛고 멋진 연기를 펼쳐 개인 최고 점수 71.36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로셰트는 연기를 마친 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한편, 김연아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피겨 기대주' 곽민정(17.군포 수리고)은 개인 최고 점수에 육박하는 53.16점으로 16위에 올라 24명까지 나갈 수 있는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메달의 주인공이 결정되는 프리스케이팅은 오는 26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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