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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번째 톱10 임성재…“디오픈서 다른 모습 보여줄 것”(종합)

주미희 기자I 2024.07.15 10:06:34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오픈 최종 라운드
올 시즌 6번째 톱10…6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청신호’
“지난 3번의 메이저의 아쉬움 반복하지 않겠다”
매킨타이어는 고국 내셔널 타이틀 제패…통산 2승
16번홀 이글·18번홀 버디…우승 상금 21억 7000만원

임성재(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올 시즌 앞선 3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쉬웠다. 지금 감이 좋기 때문에 마지막 메이저인 디오픈에서 지난 메이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임성재(26)가 2024시즌 남자골프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오픈 챔피언십을 앞둔 각오를 이같이 밝혔다.

임성재는 15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노스베릭의 르네상스 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우승자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선두와 4타 차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임성재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후반 14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5번홀(파4)에서 바로 보기를 적어내며 17번홀까지 이븐파를 기록하다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3m 버디를 잡아내 1타를 줄이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임성재는 올 시즌 6번째 톱10을 달성했고, 특히 최근 6개 대회에서 4번 톱10에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임성재는 지난 5월 중반까지 컷 탈락 5번을 기록하는 등 흐름이 주춤했다가 5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 공동 9위를 시작으로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공동 8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존 디어 클래식에서는 톱10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1타 차로 공동 12위를 기록했고 이번 대회에서 다시 톱10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파리올림픽 출전 명단 마감 기한을 앞두고 부진했던 게 가장 아쉽다. 파리올림픽 데드라인이었던 6월17일 임성재는 김주형(22), 안병훈(33)에 이어 한국 선수 중 세 번째 세계랭킹을 기록해 파리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한국 남자골프는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2장 받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임성재는 세계랭킹 28위에 올라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제네시스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 세계랭킹도 소폭 상승할 걸로 기대된다.

파리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임성재는 6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라는 목표에 한발 더 다가갔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랭킹을 15위에서 10위로 끌어올려 8월 말 열리는 투어 챔피언십 진출 안정권에 들어섰다. 투어 챔피언십은 대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상위 30위 안에 오른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특급 대회’다.

임성재는 대회를 마무리한 뒤 “다음주 열리는 디오픈에서도 지금의 좋은 기운을 이어가서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치러진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 US오픈에서 모두 컷 탈락했던 임성재는 오는 18일 개막하는 디오픈에서는 지난 3번의 메이저 대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그는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지난 3일 동안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오늘은 첫홀부터 바람이 불어서 경기를 조금 어렵게 풀어갔다. 어이없는 스리퍼트 실수도 하고 버디 찬스에서도 버디를 많이 잡지 못했다. 후반에 바람이 더 강해져서 타수를 잃지 않기 위해 지키는 작전으로 갔는데 그 공략이 잘 맞았다”고 돌아봤다.

로버트 매킨타이어(사진=AP/뉴시스)
우승은 막판 5개 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인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가 차지했다. 매킨타이어는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치고 최종 합계 18언더파 262타를 기록해 정상에 올랐다. 특히 매킨타이어는 17번홀까지 애덤 스콧(호주)와 공동 1위를 이루다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7m 버디 퍼트를 잡아내고 포효했다. 우승 상금은 157만 5000달러(역 21억 7000만원)다.

고국인 스코틀랜드에서, 내셔널 타이틀 대회를 제패한 매킨타이어는 “제가 원했던 걸 얻었다. 제가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우승했다니 믿을 수 없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극적인 순간도 있었다. 3홀을 남기고 2타 뒤지고 있었던 매킨타이어는 16번홀(파5)에서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빠졌고, 안전하게 페어웨이에 공을 올리기 위해 ‘레이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연습 스윙을 하던 도중 잔디에서 무언가가 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 자세히 보니 스프링클러 헤드가 잔디 깊숙히 있었다. 그는 경기위원을 불러 스프링클러를 피해 다시 공을 놨고 6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해 그린에 공을 올리 뒤, 3m 이글 퍼트에 성공해 스콧과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이후 18번홀(파4)에서 끝내기 버디에 성공했다.

매킨타이어는 1999년 콜린 몽고메리 이후 25년 만에 스코틀랜드오픈을 제패한 스코틀랜드 선수가 됐다. 그는 지난달 RBC 캐나다오픈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뒤 한 달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특히 그는 16번홀 상황에 대해 “큰 행운이 따랐다”며 “유리한 상황을 얻기 위해 규칙을 잘 활용했다. 스프링클러는 저에게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2020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4년 만에 우승을 바라봤던 스콧은 단독 2위(17언더파 263타)를 기록해 오랜만에 좋은 성적을 냈다.

애런 라이(잉글랜드)는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고 공동 4위(14언더파 266타)로 상승해 오는 18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다. 3라운드까지 공동 33위에 그쳤던 라이는 마지막 날 몰아치기가 아니었다면 디오픈 티켓을 획득하지 못할 처지였다.

공동 10위에 오른 리처드 만셀(잉글랜드)과 알렉스 노렌(스웨덴)이 남은 디오픈 티켓 2장을 가져갔다.

US오픈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뒤 한 달 만에 복귀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4위(14언더파 266타)로 타이틀 방어 대회를 마쳤다.

로버트 매킨타이어(사진=AP/뉴시스)
파리올림픽 대표로 나서는 김주형은 6타를 줄여 공동 15위(12언더파 268타)에 올랐고, 김시우(29)는 공동 26위(10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이정환(32)은 공동 46위(7언더파 273타)에 자리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친 김시우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2라운드에서 60타를 친 기억이 있다. 오늘 낮은 스코어를 기록한 게 다음주 디오픈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디오픈은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만큼 앞선 3번의 메이저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시우는 올해 마스터스 공동 30위, PGA 챔피언십 컷 탈락, US오픈 공동 32위를 각각 기록했다.

그는 “디오픈은 항상 바람이 많이 불어 낮은 탄도로 공을 치는 게 중요하고, 벙커를 잘 피해야 한다. 어렸을 때 낮은 탄도의 볼을 치는 걸 즐겼다. 로열트룬 골프장에서 경기하는 건 처음이라서 코스에 익숙해지는 게 첫 번째다. 편안함을 느끼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KPGA 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2위에 올라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이정환은 “지난주부터 경기력이 올라왔다. 큰 욕심을 내기보다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해 플레이했다”고 밝혔다.
김시우(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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