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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800만 관중, 그 이상을 위해 달려가는 SK. 이들이 밝히는 앞으로의 로드맵이다. SK는 앞으로 어떤 노력들을 더 해나갈까.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팬들 만들자
장순일 마케팅그룹장은 “성적이 떨어지더라고 관중이 급격히 줄지 않게끔 하는 게 구단의 역할”이라고 했다.
SK가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데까지 가장 큰 원동력이 됐던 건 성적이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낸 SK 선수들. 지는 경기를 좋아하는 관중은 없었다.
하지만 최정상에 올라 있는 SK도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그 폭을 완만하게 줄이는 것이 앞으로 구단이 해야할 일이다.
그래서 그들이 생각하는 방법 중 하나가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팬들을 만드는 것이다.
한 시즌 1위 팀의 승률은 6할 정도. 10번에 4번은 지는 경기를 봐야한다는 이야기다.
야구장은 팬들이 스트레스를 풀러 오는 곳이지 받으러 오는 곳은 아니다. 지는 경기가 계속된다면 팬들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더 커진다.
어쩔 수 없이 겪어야하는 최소 네 번의 패배. 그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줄여는 것이 구단의 역할이라는 이야기다. SK가 경기 외적으로 각종 이벤트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장 그룹장은 “스포츠이니 물론 승패가 중요하다. 하지만 팬들에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심어줘야한다”면서 “지더라도 불꽃놀이 등을 통해 ‘야구 참 재미있게 봤다’, ‘내일 또 이기면 된다’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끔 해야 건강한 관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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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그룹장은 가끔씩 외야에 나가 팬들의 응원을 지켜본다. 클럽에서 즐기듯 응원하는 팬들을 보면 흐뭇하다. 그러나 고민은 있다. 새롭게 야구장 매력에 빠진 팬들을 얼마나 오래 야구에 잡아둘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다. 빨리 뜨거워지는 만큼 빨리 식을 수도 있는게 ‘열정’이다.
라이트(light)팬의 매니아화. 응원만이 아닌 야구 경기 자체의 매력에 빠져드는 팬들을 많이 만들자는 것도 SK가 풀고 싶은 숙제다.
장 그룹장은 “상당 부분 라이트팬이 있을텐데 그 팬들이 결국 야구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생긴다면 이탈할 가능성이 많다. 어떻게 더 잡아서 방문횟수를 늘릴 것인지 고민하고 또 다른 새로운 라이트팬도 만들어야한다. 700만 관중이 정점이 아닌 과정이 되기 위해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야구인이 다같이 고민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회식 때문에? 남자친구 손에 이끌려서? 등등..야구장에 가는 이유를 딱히 갖고 있지 않는 팬들을 만드는 게 목표다. 사교 생활을 야구장에서 하는 팬들이 많아져야 1만석이상의 빈자리가 채워지기 쉬워진다는 생각이다.
▲인천 외곽 지역 팬들 흡수하기
SK는 여성팬, 어린이팬들을 모으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우더룸, 수유실, 청결한 화장실 등을 통해 여심을 잡았고 선수와 다양한 스킨십 체험을 통해선 아이들을 잠재적인 팬으로 만들었다.
SK의 다음 타겟 층은 인천 외곽 지역의 팬들이다. 이들마저 SK의 팬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서울, 부산과 달리 인구가 적어 관중 동원이 조금 버거운 인천이다. 서울로의 유동인구도 많고 출생 지역에 따라 이미 좋아하는 구단이 정해진 팬들도 있다. 그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연고지는 인천이지만 인천을 둘러싼 다른 도시의 팬들도 점차적으로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그룹장은 “문학구장에서 편도 40~50분안에 있는 안양, 부천, 안산, 시흥 등지에 사는 야구팬들도 조금 더 야구장을 많이 찾게끔 방법을 고안하고자 한다. 어느 정도 팬층이 한정돼있는 상태에서 관중의 풀을 늘리기 위해 이 팬들까지 SK팬들로 만드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SK가 만든 SQ(Sports Quotient)프로그램에 다른 지역 교육청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다른 지역까지 SK의 영역을 넓히고 팬들을 흡수시켜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