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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피 흘리고파"…안정환·구자철·이승우, 가나전 강타한 '말말말'

김가영 기자I 2022.11.29 14:00:11
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김현식 김보영 기자] 필드에 선수들이 있다면, TV엔 해설위원이 있다. 선수들의 활약만큼 매 경기마다 해설위원들의 톡톡 튀는 입담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8일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는 시청률 총합 39.1%를 기록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열띤 응원을 받았다. 지상파 3사의 시청률 성적은 MBC(20%), SBS(12.8%), KBS(6.3%) 순이다.

2-2 동점 상황까지 갔다 아쉽게 패한 경기인 만큼 90분의 경기 동안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손에 땀을 쥐었는데 이를 대변하는 해설위원들의 입담이 공감을 안겼다는 반응이다.

우루과이전에 이어 가나전까지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MBC는 안정환의 입담이 빛을 발했다. 지도자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경기 상황과 전술 등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데 여기에 특유의 너스레까지 더해져 전문성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는 평이다.

안정환은 “경기 초반 우리 흐름을 가지고 오는 것이 중요하다. 가나는 한번 리듬을 타면 무섭다”, “기회가 왔을 때 득점을 해야 한다”, “분위기를 전환해야한다”, “이강인은 크로스가 짧다. 선수들이 알아야 한다”고 날카롭게 경기를 분석했다. 여기에 부상을 당한 선수를 보며 “대신 피를 흘려주고 싶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했고 헤딩으로 두 골을 득점한 조규성을 보며 “머리 잘 써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경기 내내 “할 수 있다”고 선수들을 응원한 선배로서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사진=SBS
SBS는 선배 박지성과 후배 이승우의 호흡이 눈부셨다. 특히 차분하게 경기를 살펴보는 박지성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풀어주는 이승우의 케미가 좋았다는 평이다.

박지성은 전반전에 가나에 골을 빼앗긴 우리팀 선수들에게 ‘정신력’ ‘집중력’ ‘냉정함’ ‘침착함’의 자세를 특히 강조했다. 0-2로 지고 있는 동안에도 당황하거나 아쉬워하기보단 시종일관 침착한 톤앤 매너로 우리 팀 선수들이 냉정해져야 하며 위축되지 않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태도를 주문했다. 다만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임에도 심판이 종료 휘슬을 불어버린 상황에 대해선 “심판의 단 하나 마지막 판정이 애통하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놔 공감을 안겼다. ‘박지성 위원이 그라운드에 있었다면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셨을까’란 배성재의 질문엔 “서로를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며 마지막까지 특유의 침착함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박지성은 “축구는 누가 이길지 답이 나와 있는 것이 아니다. 강팀이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 축구다”, “착실하게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붓고 여기에 운이 더해지면 이변이 생길 것이다”, “오늘은 운이 가나한테 갔지만 다음 운은 우리에게 올 것” 등 포르투갈과 경기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내며 선수들과 국민을 응원했다.

최연소 해설위원 이승우는 솔직하고 과감한 표현 및 단어 선택으로 어록들을 제조했다. 가나전에서 아마티가 팔로 조규성을 가격한 것과 관련해 “조규성 선수의 저 잘생긴 얼굴에 나쁜 손 안됩니다”라고 말해 웃음 유발하기도 했고, “파이널 지역에서만큼은 우리 선수들이 이기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아쉬움 토로하는가 하면 “골을 넣으려면 슈팅이 필요하기 때문에 좀 더 과감해져야 한다”는 강조도 했다. 지난 우루과이 경기에서 김민재에게 ‘K괴물’이란 별명을 붙여줬고, 가나전에서 두 골을 성사시킨 조규성에게는 ‘K리그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는 ‘작명 센스’까지 발휘했다.

사진=KBS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장으로 활약한 구자철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어록을 만들고 있다. 구자철은 손흥민을 지켜보며 “주장의 무게는 정말 무겁다”, “손흥민 선수는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알고 보면 보이지 않는 왕관을 쓰고 있는 기분을 느끼고 있을 거다”고 공감을 하는가 하면, 두번째 골을 넣은 조규성을 보며 “이 골을 보며 조규성 선수가 잘생겼을 뿐 아니라 축구도 잘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직전 월드컵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뛰며 국가대표이 무게를 경험한 구자철은 경기가 끝난 뒤 “축구라는 게 어렵다”, “선수들이 얼마나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드리고 싶어했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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