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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LA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서 4-7로 뒤진 3회초 2사 2, 3루 상황에 구원 등판해 4⅓이닝을 5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지난 2월 텍사스와 마이너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개막전 로스터에 들지 못하고 대체선수 로스터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 이날 경기에 앞서 전격 빅리그 콜업을 통보받았고 곧바로 빅리그 마운드까지 섰다.
양현종은 갑작스런 등판이었음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뿌렸다. 등판하자마자 실점 위기를 막고 이닝을 마친 것을 시작으로 초반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2점을 내주긴 했지만 내용면에서 나무랄데 없는 투구였다.
양현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휴대전화를 보니 (류)현진이 형한테서도 문자 2개가 왔다”며 “콜업 축하한다고, 잘 던졌다고 해줬다”며 류현진이 보낸 메시지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현진이형 부상이 얼른 나았으면 좋겠고, 저도 꿈의 무대에서 더 열심히 더 많이 던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류현진은 지난 26일 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다 골반쪽에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한 바 있다.
양현종은 “택시 스쿼드에 있으면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많이 봤기 때문에 크게 긴장한 것 같지 않다”면서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진 것이 오랜만이라 재밌게 했고 상대가 누구든 내 볼을 던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또한 “어제까지 별 이야기가 없어서 당연히 마이너리그에서 준비하려고 생각했다”며 “오늘 아침에 구단 직원이 대기하라고 하더니 오후 2시쯤 축하한다며 야구장으로 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처음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구단과 팬들이 좋아해 주고 믿어주신다”면서 “오늘은 제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타를 많이 맞긴 했지만 첫 등판치고는 너무 재미있게 잘 던지고 내려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앞으로도 계속 잘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메이저리그는 말 그대로 꿈의 무대다”라며 “한 번 마운드에 올라간 게 아니라 앞으로 자주 던져서 팬, 구단, 선수들에게 좋은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캠프 때부터 투수 코치님들이 커브가 좋다고 많이 칭찬하셔서 커브를 많이 연습했는데, 오늘은 커브를 한 개도 안 던졌다”며 “앞으로 등판할 때는 더 많은 구종을 던져서 타자들이 힘들어하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