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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17번홀까지 버디만 6개를 잡으며 완벽한 경기를 하다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다. 5언더파 65타로 공동 선두 그룹과 3타 차 공동 5위.
좋은 출발이었지만 매킬로이는 마지막 홀 실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 그를 기다리던 현지 언론들의 인터뷰도 거절하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과 그린 왼쪽 벙커 사이의 깊은 러프에 빠진 게 화근이었다. 러프는 매킬로이의 발목 높이까지 왔고, 질기기까지한 페스큐 종이었다. 웨지를 잡은 매킬로이는 칩 샷을 시도했는데 클럽이 공 밑으로 그대로 빠지 나가면서 공은 그 자리에 머물고 말았다. USGA의 샷 트래커에 찍힌 공식 기록은 2인치(5cm).
다음 샷으로 공을 빼내 그린에 올린 매킬로이는 3m 보기 퍼트를 떨어뜨려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그렇지만 매킬로이의 언짢은 기분은 가라앉지 않은 듯하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매킬로이 측이 어떠한 라운드 후에도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매킬로이는 US오픈 개막을 앞둔 공식 인터뷰도 취소한 바 있다. 2014년 이후 9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메이저 우승 가뭄을 끝내기 위해 100%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신호인 것으로 보인다. 매킬로이는 선수 생활 초반이었던 2011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거뒀고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 챔피언십과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통산 메이저 4승을 쌓았지만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번번이 낙방하고 말았다.
지난 1년 여동안 매킬로이는 거액의 상금 및 보너스를 보장하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의 선수들을 유인한 리브(LIV) 골프와 전쟁을 선포한 PGA 투어의 ‘프론트맨’ 역할을 하느라, 대회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US오픈을 약 일주일 앞두고 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는 전격 합병을 발표했다. 그주 RBC 캐나다 오픈에 출전한 매킬로이는 대회 전 공식 인터뷰에서 PGA 투어에 좋은 점도 있다고 지지하면서도, 합병 발표 전에 미리 알고 있지 못했던 자신이 그저 간판 역할만 했을 뿐 ‘희생양’이 된 것 같다는 씁쓸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 술 더 떠 USGA는 US오픈 1, 2라운드에서 PGA 투어파 매킬로이와 LIV 골프파 브룩스 켑카(미국)를 한 조에 넣는 ‘악마의 조 편성’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회에만 집중하려는 매킬로이의 전략은 1라운드부터 맞아 들어갔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5개를 잡아냈고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던 중이었다. 16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티 샷을 370야드나 보냈지만 150야드를 남기고 샌드 웨지로 공략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서 흐름이 끊겼다. 결국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한 것이 이날 매킬로이의 유일한 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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