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80-58로 손쉽게 이겼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에 나선 팀 가운데 가장 약한 팀이다. 앞서 중국과 이란에 겨우 20점대 득점에 그쳤고 90점 차 이상으로 패했다. 그런 상대에게 58점이나 내주고 22점 차밖에 이기지 못한 게 오히려 아쉬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생각이 달랐다. 진짜 중요한 8강, 4강전을 위한 모의고사로 이날 경기에 임했다. 중국, 이란전에서 부족했던 수비 전술을 집중 시험했다.
전반전이 끝난 뒤에도 라커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코트에서 작전 설명을 하는 등 마치 연습경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전체적으로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작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중국전에서 고쳐야 할 부분과 이란전에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을 모두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하루 쉬니까 준비를 잘해야겠다. 문제는 8강전과 4강전인데 8강전도 쉽게 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필리핀이나 요르단이나 대만이나 모두 한 가닥 하는 팀들이다. 그런 팀에 대한 준비를 다시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가장 집중적으로 시험한 것은 수비였다. 유재학 감독은 “오늘은 3쿼터까지 안해본 것을 해보려고 수비에 변화를 줬다. 새로운 전술을 하나 만들어놓으려고 연습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손발이 안 맞아 슛 기회를 많이 줬다. 이란의 14번 선수 같은 스코어러가 외곽에서 잡았을 때 수비하는 방법을 시도해봤다. 움직임을 연습했기 때문에 앞으로 급할 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18득점을 올린 이승준 역시 “오늘은 연습경기처럼 했다.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어서 괜찮았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중국과 이란을 상대로 경험을 많이 얻었다. 대학 선수들도 경험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연습했던 것들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연습만 잘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 뽑힐 때마다 행복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