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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복귀 배경은 "골프 인생 3막이 시작됐다"

김인오 기자I 2012.08.07 14:37:01
배경은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6년 미국 생활, 아쉽지만 잊을래요”

지난 2000년 10월, 당시 15세 여중생 배경은(27·넵스)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정회원에 입회했다. 주변의 관심은 쏟아졌다. 그리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1년 16세 소녀 배경은은 최고 권위의 KL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프로들이 꿈꾸는 대회라 골프 관계자들과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때부터 배경은은 더 큰 무대로의 진출을 꿈꿨다. 그리고 2005년 상금왕에 오른 후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LPGA 투어는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배경은은 2006년 사이베이스 클래식에서 2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까지 그보다 나은 성적은 올리지 못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힐링’이 필요한 상태였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다행히 그의 진가를 알아주는 후원사도 만나게 돼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다. LPGA 투어 시드가 아까웠지만 더 소중한 것을 찾고 싶었다.

배경은은 “LPGA 투어는 후회가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는 것이 힘들었고, 혼자서 모든 일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었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에 손목 부상을 당했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지난 4월 열린 KLPGA 투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 배경은은 복귀 첫 대회치곤 양호한 성적인 공동 11위에 올랐다. 페어웨이 적중률과 그린 적중률 80%가 넘을 정도로 정확한 샷을 구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태국에서 가진 전지훈련이 효과를 나타냈다.

배경은은 “전지훈련에서 스윙을 교정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0야드 늘었다. 자연히 짧은 아이언을 잡게 됐고,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이데일리·리바트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공동 8위를 기록했다. 국내 복귀 두 번째 대회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리고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2위를 차지했다. 비록 우승을 없었지만 성공적인 복귀였다.

하반기에는 한일전을 제외하고 15개 대회가 열린다. 이제는 체력전이다. 배경은은 한 달간의 방학 동안 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철저하게 준비했다. 중간에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실전 감각도 유지했다.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히든밸리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장기 레이스에 돌입하는 배경은은 “진정한 복귀는 이제부터다”면서“현재 샷 감이 너무 좋다. 한국 잔디에 적응도 마쳤다. 하지만 우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목표는 3승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제 배경은은 골프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마친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에서 6년, 미국에서 6년을 쉬지 않고 보냈다. 이제 남은 6년이 기대된다. 내 골프 인생의 3막이 시작됐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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