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넥센전서 발야구 위력 다시 한번 입증

▲ 고영민이 8회 희생 번트를 성공시킨 뒤 넥센 투수 나이트의 실책으로 1루에 출루한 뒤 전형도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두산은 올시즌 홈런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KIA(17개) 보다는 조금 낫지만 25개로 7위. 한때 토종 20홈런 타자만 5명 보유하고 있던 명성에 크게 모자란 수치다.

한때 두산이 슬럼프를 겪었던 이유도 홈런포 실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매 경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산은 최근 이런 분위기를 바꿔가고 있다. 홈런포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보다는 특유의 발야구가 살아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주환 정수빈 허경민 등 새로운 젊은 피들이 선봉에 서 두산의 발야구를 부활시키고 있다. 여기에 이종욱 고영민도 여전히 건재하다.

21일 잠실 넥센전은 두산의 발야구가 얼마나 위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증명한 한판이었다.

경기는 양팀 선발 이용찬(두산)과 나이트(넥센)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숨 막히는 승부.

작은 틈을 만든 건 두산의 발이었다. 0-0이던 5회 2사 후 허경민이 빗맞은 유격수 앞 내야 안타로 출루, 물꼬를 텄다. 이어 도루에 성공하며 2사 2루. 이날 두산이 성공시킨 3번째 도루였다.

이전 2개의 도루는 득점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허경민의 도루는 고영민이 적시 2루타로 뒤를 받히며 기어코 점수로 이어졌다.

추가점도 발이 힘을 발휘했다. 1-0으로 앞선 8회, 선두타자 허경민이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이어 고영민이 투수 옆으로 희생 번트를 댔다.

나이트가 여유있게 공을 처리하려는 사이, 번트와 함께 힘껏 내달린 고영민은 어느새 1루까지 도달해 있었다. 결국 나이트의 송구가 고영민과 겹치며 세이프. 공이 빠지는 사이 허경민이 홈을 밟아 2-0이 됐다. 이어 희생 번트와 진루타, 폭투가 이어지며 고영민까지 홈을 밟아, 3-0. 이날 경기의 쐐기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