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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흥행왕~2011년 체포왕..배우 박중훈의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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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I 2011.05.05 09: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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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체포왕`은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다. 적어도 박중훈(45)을 아는 이들에겐 그렇다.

1980년대와 1990년대 그는 `흥행왕`이었다. 데뷔작부터 선보이는 작품마다 대박을 쳤다. 2000년대 들어 잠시 주춤했다가 퓨전 사극 `황산벌`, 휴먼 드라마 `라디오 스타`, 저예산 드라마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건재를 알린 그는 2011년 `체포왕`에 되어 다시금 관객 앞에 섰다.

◇ 데뷔작 출연료 150만원 `격세지감`

1986 `깜보`가 시작이었다. 이듬해인 1987년부터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도 이름을 떨쳤다. 데뷔작에서부터 주연을 맡은 박중훈은 이후 26년간 무려 41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80년대 배우 생활을 시작해 밀레니엄에 환호하던 시기를 거쳐 그로부터 또 10년, 지금은 새로운 10년의 초입에 서 있다.

"필모그라피가 무려 40년대에 걸쳐 있다"는 말에 그는 뜻모를 미소부터 지었다.

"가장 큰 변화는 세월이 흘렀다는 거죠. 당시 20대였던 제가 지금은 40대 중반인 것처럼 시대도 많이 바뀌었어요. 1980년대 컬러 TV의 보급과 함께 한국영화의 검열이 시작됐던, 이른바 충무로의 암흑기에 배우 생활을 시작했는데 당시 배우의 위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죠. 데뷔작으로 받은 돈이 150만원이었고, 1987년 청춘스타로 각광받던 때에도 700만원 받았네요."

박중훈은 옛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이는 듣는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영화를 시작할 당시 스태프가 20여명 정도로 기획, 마케팅, 홍보 담당은 물론 분장, 의상 전문가도 없어 손수 준비했다는 박중훈은 "요즘 영화 한 편 찍는데 30억 정도 든다고 치면 당시 제작비는 3000만원으로 정확히 100배가 뛴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시에는 흥행작의 기준이 전국 관객 50만, 지금은 200만 정도이니 영화 인구는 4배 정도 늘지 않았나 싶다"고 부연했다.

한국영화의 산증인이 따로 없었다. 달라진 건 세월만이 아니었다. 그 속의 배우 박중훈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부침을 겪었다. 그는 달라진 자신을 이렇게 설명했다.

"20대 때는 좌충우돌하며 에너지를 밖으로 뿜어내기만 했어요. 변화가 찾아온 건 30대 중반부터인데 내 자신에 대한 성찰과 고찰을 반복하며 달라지기 시작했죠. 에너지를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됐달까요? 물론 지금은 그때보다 더 능숙해졌고요."  


◇ 또 형사야? "신선함 덜해도 친숙함은 최고"

그의 새 영화 `체포왕`은 겉보기엔 뻔한 영화다. 박중훈이 형사로 나와 자신과 대립각을 이루는 또 다른 형사와 경쟁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속살은 달랐다. 범죄 액션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지만 영화는 드라마로 끝을 맺는다. 작품 속 형사들은 실적경쟁을 벌이며 `체포왕`이 되려 고군분투하는데 직장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형사의 모습이 신선하다.

영화에서 그는 또 형사로 나온다. 1993년 `투캅스1` 이후 형사 역할만 벌써 여섯 번째다. 영화 얘기에 앞서 그는 배우로 살며 겪은 부침을 이야기하며 "연기를 못한다는 소리 보다 지겹다는 말이 더 참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한두번 못했으면 다음에 잘하면 되는데, "박중훈 이제 지겹다"는 소리에는 속수무책이더라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지겹도록 해온 형사 옷을 다시금 꺼내 입은 건 일면 이해되지 않은 구석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중훈은 "물론 신선함은 덜할 수 있다"며 "하지만 내게는 여느 배우가 갖지 못한 친숙함이 있다. 형사 박중훈에 대한 관객의 신뢰, 그 장점을 최대한 살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그와 만난 건 모두 네차례다. 개봉 전 제작발표회, 언론시사회에 이어 술자리에서 영화 담당 기자들과 한번, 그리고 마지막 최근 인터뷰까지. 박중훈은 배우로 현재 자신의 위치와 새 영화를 둘러싼 관객의 반응 등을 정확히 꿰고 있었다. 배우는 대중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직업으로 냉철한 자기 평가가 여간해선 쉽지 않다. 언변 역시 뛰어났다.     박중훈은 "나는 다른 이들의 칭찬을 반 정도만 받아들인다"며 "이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배우는 자만심에 빠지기 쉽다. 내가 길을 가면 호감의 정도는 달라도 모든 이들이 나를 한번쯤은 쳐다본다. 그 찰나가 반복되면 지구의 중심이 내가 되는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을 낮춰 보듯 해야 발전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자만했던 순간은 없었냐고 되묻자 "왜요, 자뻑 심했죠"라며 "이 모든 게 세월과 함께 깨친 것"이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박중훈은 "`투캅스1`에서는 신참형사 였는데 `체포왕`에선 고참이 됐다"며 "새 영화에선 이선균이 에너지를 뿜으면 내가 안으로 삼키며 받아치는 역할을 하는데 느낌이 참 묘하다. `투캅스` 시절 형사도 물론 매력 있다. 하지만 난 지금의 내가 더 편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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