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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로비’는 하정우가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이후 약 10년 만에 선보인 세 번째 연출작이다. 하정우 본인이 주인공을 맡은 가운데, 김의성, 박병은, 강말금, 곽선영, 강해림, 이동휘, 차주영, 최시원, 박해수 등이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하정우는 꾸준한 다작, 흥행작들을 통해 ‘최연소 1억 배우’에 등극한 만큼 여러 거장 감독들과 호흡을 맞췄다. ‘로비’로 처음 감독 하정우를 만난 김의성은 감독으로서 그의 모습에 대해 “순발력이 있는 감독이고, 혼란스러울 변수에도 쉽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의성이 형 말씀 만큼 제가 막 그렇게 뛰어나진 않다”고 겸손을 드러내면서도, “다만 내세울 게 있다면 제가 현장경험이 많다는 거다. 또 여기서 더 내세을 게 있다면 훌륭한 감독님들과 작업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동훈 감독님, 나홍진 감독님, 윤종빈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김용화 감독님, 류승완 감독 님 등과 작업하며 그분들이 수많은 변수에 어떻게 대처해 현장을 이끌어 나가는지 많이 배웠다”며 “이번 ‘로비’ 역시 너무 많은 변수에 말도 안되는 상황들을 맞이할 때가 많았지만, 그때 경험했던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된 거 같다”고 덧붙였다.
또 “그런 의연한 대처가 가능했던 건 그런 경험들에서 나온 게 아닐까. 그렇게 대처하다 보니까 옆에서 지켜본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고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구나 생각하며 봤을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연출의 매력에 대해선 “가슴 뛰는 일이다. 대신 그만큼 부담되고 영화 내놓을 때 공포스러운 감정을 느낀다”면서도, “그럼에도 도전할 만큼 가슴 뛰고 신나는 일이란 생각을 한다. 이번 ‘로비’에 이어 네 번째 연출작인 ‘윗집사랍들’(가제)까지 촬영했으니 다섯 번째, 여섯 번 째 연출작으로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가 되고 궁금하기도 하다. 그 기대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라고 답했다.
데뷔작인 ‘롤러코스터’는 목소리 출연만 했지만, ‘허삼관’, ‘로비’, ‘윗집 사람들’에선 자신이 연출이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그는 연출과 주연을 겸하는 일이 쉽지 않았겠다는 질문에 “물론 더 좋은 기회가 있으면 아예 다른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연출만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혹은 내가 작품에 나오더라도 주인공이 아닌 더 적은 비중의 역할로 나오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우디 앨런 감독도 그렇지 않나. 우디 앨런 감독은 본인이 감독인데 작품에 정말 많이 출연도 한다. ‘저 사람은 뭐지, 관종인가’ 싶지만 난 관종은 아니다”란 너스레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연출자로서 올곧이 ‘네임드’(유명세, 입지) 같은 게 생긴다면 제가 출연하지 않고 연출만 하는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변화도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
‘로비’는 2일 오늘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