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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나카야마 미호와 연락이 닿지 않아 자택을 찾은 소속사 관계자가 욕실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야마 미호는 국내에선 영화 ‘러브레터’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일본을 대표하던 아이돌 가수 출신의 배우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아사카 유이, 쿠도 시즈카, 미나미노 요코 등과 함께 80년대를 주름잡는 ‘아이돌 사대천왕’으로 불리며 가수로서 큰 인기를 얻었다. 중학교 1학년 재학 당시 길거리에서 캐스팅돼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광고 모델에서 아이돌 가수,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1985년 드라마 ‘매번 소란스럽게 하겠습니다’로 안방극장에 데뷔했고, 이후 같은 해 싱글 ‘C’를 발매해 가수로도 데뷔했다. 발매하는 곡마다 히트하며 다년간 큰 사랑을 받았다. 1999년 마지막 앨범을 끝으로 이후로는 배우 활동에 전념했다.
배우로서도 데뷔 초인 80년대부터 전성기를 경험한 90년대, 2000년대 초까지 모두 주연을 꿰찼고 주연 출연작들도 평균 20% 이상의 높은 시청률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져있다. 특히 나카야마 미호는 1995년 영화 ‘러브레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러브레터’는 현재 일본의 거장을 활약 중인 이와이 슌지의 처녀작이자 대표작으로 꼽힌다. 죽은 연인에게 보낸 편지가 연인과 동명인 학교 동창생에게 전달되고 그가 답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아련한 첫사랑 로맨스 무비다. 나카야마 미호는 극 중 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과거), 후지이 이츠키(현재 시점) 1인 2역을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나카야마 미호의 열연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영화의 감성적 구성이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국내에선 일본문화가 정식 개방된 이후인 1999년 개봉했다. “오겡끼데스까(잘 지내시나요)”란 명대사와 함께 많은 사랑에 힘입어 국내에서 수 차례 재개봉도 거쳤다.
그러다 2002년 소설가인 츠지 히토나리와 결혼해 2014년 이혼했다. 결혼 생활 중에는 프랑스 파리에 머물며 오랜 기간 공백기를 가졌다가 2010년 초부터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사요나라 이츠카’, ‘새 구두를 사야해’, ‘나비잠’, 드라마 ‘러브스토리’, ‘귀족탐정’, ‘더 하이 스쿨 히어로즈’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온 고인은 한국 팬들과도 인연이 깊다. 정재은 감독의 멜로 영화 ‘나비잠’에 김재욱과 함께 주연으로 활약한 그는 지난 2017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문소리와 오픈토크를 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지난 35년간의 흔적을 돌아보는 앨범 “Neuf Neuf”를 발매해 가수로서도 활동했다.
고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온라인상에서는 팬들의 추모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팬들은 “부디 평안한 곳에서 안식을 취하시길”, “안타깝다” 등 반응을 보냈고 외신을 통해 사망 소식을 접한 국내 팬들 역시 “90년대 내 청춘의 한 조각이 이렇게 떠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부디 편안히 쉬시길” 등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