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던 추신수(40·SSG 랜더스)가 기대 이하라고? 그건 오해일 뿐이다.
추신수는 부산고를 졸업한 뒤 2001년 미국에 진출해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FA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해 텍사스와 7년 계약이 끝난 뒤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SSG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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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저조해도 홈런-도루 상위권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명성과 27억원이라는 높은 몸값에 비하면 아직은 눈에 보이는 성적이 아쉽다. 24일 현재 39경기에 출전해 타율 .228(136타수 31안타) 8홈런 25타점 9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2할대 초반 타율은 솔직히 당혹스러울 정도다. 규정타석을 채운 10개 구단 54명 타자 가운데 추신수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는 5명뿐이다. 미국과 조금 다른 스트라이크존 적응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 2월말 귀국해 2주 자가격리를 겪고 곧바로 시범경기에 나서면서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추신수는 시즌 초반 자신의 타율에 대해 “최근에 너무 안되다 보니까 타석에서 방어적으로 임했던 것 같다”며 “잘 보고 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소극적으로 타격하도록 만들었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그렇지만 추신수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슬럼프에 주눅들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그는 “타율만 보면 아쉽지만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2015년은 1할도 안 되는 타율로 시작한 적도 있었다. 더 안 좋았던 시절을 되새기면서 슬럼프를 극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냉정하게 봤을 때 타율을 제외하면 성적은 결코 나쁘지 않다. 홈런 8개는 리그 공동 9위에 해당한다. 홈런군단 SSG에서 최정(11개), 로맥(9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홈런를 때리고 있다. 지난 19일 KIA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선 국내 프로야구 첫 만루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상대팀 투수 머리 속에는 추신수에게 걸리면 언제든 넘어간다는 인식이 확실히 박혀있다.
추신수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는 기록은 출루율이다. 타율은 2할대 초반이지만 출루율은 .378를 기록 중이다. 보통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0.1 정도 높으면 ‘출루 능력이 좋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추신수는 0.15가 높다. 상대적으로 낮은 타율을 출루로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 올 시즌 추신수가 얻어낸 볼넷 개수는 29개. 전체 타자 가운데 공동 3위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추신수는 루상에 나가면 언제든지 뛸 준비를 한다. 올 시즌 도루 개수가 벌써 9개로 공동 4위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시즌 30홈런-30도루도 충분히 가능하다. KBO리그 역사상 30홈런-30도루는 8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2001년 이후에는 2015년 테임즈(당시 NC. 47홈런-40도루)가 유일하다. 만 30세 이상 나이에 이 기록을 세운 선수도 전무했다. 추신수의 현재 활약상을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되는 이유다.
추신수는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다. 최근 출전한 6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안타를 뽑았다. 이 기간 타율은 .350(20타수 7안타)에 이른다. 타점도 8점을 뽑았고 볼넷은 4개나 얻었다. 국내 투수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본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추진수 일거수일투족이 SSG ‘선두 질주’의 자양분
추신수의 진짜 존재감은 기록 외적인 부분에서 더 빛난다. 추신수의 일거수일투족은 후배 선수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나 다름없다. SSG 선수들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매일 선물 받는 셈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거 시절부터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그런 모습은 SSG에서도 마찬가지다. 추신수가 워낙 일찍 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시작하다보니 다른 선수들의 출근 시간도 자연스레 앞당겨졌다.
SSG 간판타자 최정은 “신수 형은 우리 팀에서 가장 뛰어난 경력을 가진 선수인데 이런 선수가 열심히 하니까 후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구원투수 이태양은 “지난해보다 선수들의 야구장 출근 시간이 빨라졌다”면서 “옆에서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느끼는 게 있다”고 인정했다.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는 매일 루틴대로 경기를 준비한다”며 “뭔가 안 하면 얘기를 하겠지만 늘 충실하게 준비하고 있어 달리 할 얘기가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신수는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얼마 전 같은 팀의 한참 후배인 중견수 최지훈의 인터뷰가 화제가 됐다. 최지훈은 시즌 개막 후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려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2군에 다녀온 뒤에는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최지훈을 깨운 것은 추신수의 조언이었다. 최지훈은 “추신수 선배가 ‘매일 자신에게 칭찬하라’고 조언해줬다”며 “개인적으로 자책을 많이 하곤 했는데, 그때부터 집에 가서 나 스스로 ‘잘하고 있다’라며 위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생각을 가지니 조금씩 멘탈이 회복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고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신수 효과를 체감하는 것은 단지 최지훈 한 명만이 아니다. 추신수라는 든든한 기둥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SSG는 지난 시즌 팀을 괴롭게 만든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 예전의 강팀 이미지를 되찾고 있다. 24일 현재 5연승을 달리며 23승 17패로 리그 선두를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여러 팀이 혼전 상황이라 순위가 큰 의미는 없지만 분명 SSG가 지난해 암울했던 분위기를 벗어던진 것은 틀림없다.
물론 추신수 혼자 바꾼 것은 아니다. 추신수도 엔트리에 속한 선수 중 한 명일 뿐이다. 하지만 추신수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와 상관없이 추신수의 존재감은 확실히 빅리그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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