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월명야구장에서 열린 2020 KUSF 대학야구 왕중왕전. 사진=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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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지난 21일 열린 2021 KBO 2차 신인드래프트에선 10개 구단 총 100명의 지명선수 가운데 대학선수가 19명 뽑혔다. 1년 전인 2020년 신인드래프트 18명보다 1명 늘어난 숫자다.
하지만 내용적으로 본다면 의미가 있었다. 지난해 경우 대졸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지명 순위는 2라운드 12순위였다. 단국대 내야수 천성호가 kt에 뽑혔다. 그 뒤로 30순위, 38순위, 43순위, 47순위에 대졸 선수가 지명됐다.
올해는 달랐다. 고려대 투수 박건우가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KIA에 지명됐고 곧바로 전체 5순위로 원광대 내야수 권동진이 선발됐다. 2라운드에는 5순위 성균관대 투수 한차현(kt), 7순위 중앙대 투수 김진수(LG)가 지명됐다. 대졸 선수를 바라보는 각 구단의 평가가 달라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 2020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패스트볼 최고 구속 상위 10걸. 사진=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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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패스트볼 평균 구속 상위 10걸. 사진=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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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최근 프로야구에선 대졸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3일 LG와의 경기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기록하며 삼성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좌완 최채흥은 한양대를 졸업한 대졸 3년차다.
올 시즌 SK 타선의 공수 핵심으로 떠오른 최지훈은 지난해 동국대를 졸업하고 SK에 지명된 대졸 2년차다. LG 불펜진의 희망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는 이정용(동아대 출신)과 kt 내야진의 전천후 선수로 활약 중인 천성호(단국대 출신)도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왔다.
한때 대학 야구선수는 고교시절 실력이 부족해 지명받지 못한 선수라는 선입견이 자리했던 적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즉시전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군산 월명야구장에선 2020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이 열렸다. 한일장신대가 결승전에서 강릉영동대를 누르고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맛봤다.
이 대회에선 주목할 대학 유망주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한일장신대를 우승으로 이끈 3학년 허준혁이었다. 우완 정통파인 허준혁은 이번 왕중왕전에 구원투수로 3경기에 나와 6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스포츠데이터전문기업인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에 따르면 허준혁은 이번 왕중왕전에서 가장 빠른 147.01km의 강속구를 던졌다. 패스트볼 평균구속도 142.8km로 강릉영동대 정우준(143.3km)에 이어 2위였다.
허준혁은 특히 패스트볼 평균 RPM(회전수)가 2331(1위)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슬라이더 평균 RPM도 2368로 전체 3위였다. 구위나 회전수 모두 대학 투수 가운데 톱클래스다.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관계자는 “허준혁은 데이터 상으로 나오는 수치만 놓고 보면 가장 구위가 뛰어난 투수다”며 “내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20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RPM) 상위 10걸. 사진=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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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슬라이더 평균 회전수(RPM) 상위 10걸. 사진=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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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커브 평균 회전수(RPM) 상위 10걸. 사진=스포츠데이터에볼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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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 지명된 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롯데에 6라운드 지명을 받은 강릉영동대 정우준은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6.75km(2위), 평균구속 143.3km(1위)를 기록했다. kt에 2라운드로 뽑힌 성균관대 투수 한차현은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6.34km(3위), 평균구속 140.8km(3위)를 던졌다.
그밖에 동국대 3학년 투수 신승환은 커브 평균 RPM이 2723으로 1위였다. 동국대 2학년 고경민은 슬라이더 평균 RPM이 2481로 역시 가장 뛰어났다.
타자 가운데는 강릉영동대의 박상준과 동의대 윤준호가 주목할 만했다. 박상준은 이번 대회에서 최고 114.7m의 타구 비거리를 기록했다. 윤준호는 최대 158.8km의 타구 발사속도로 대회 전체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