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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 ENM은 지난 7월31일 각각 지분 49%와 51%를 보유한 자본금 70억원의 합작 엔터테인먼트사 빌리프(가칭)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기업결합 심사 이후 세부사항 논의 등 절차가 남아있지만 양측의 빌리프 설립에 대한 양측 의지는 확고해보인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 ENM 측 모두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있다”면서도 합작법인 설립 사실은 인정했다.
이들은 특히 합작법인을 통한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이 관심을 끄는 것은 CJ ENM이 ‘프로듀스101’과 ‘프로듀스48’ 등 아이돌 그룹 멤버 선발 과정을 담은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시리즈 제작 경험을 축적한 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K팝 아이돌 최초로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기획사라는 점에서다. 두 회사의 노하우가 방탄소년단을 이을 동생 그룹 제작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더구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후속 아이돌 그룹 제작이 시급한 상황이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까지 2년이 남았다. 일반적으로 기획사들이 신인을 데뷔시켜 스타로 육성해놓더라도 계약 만료 2~3년 전에 새로운 그룹을 선보인다.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고 남자그룹의 경우에는 재계약을 하더라도 멤버들이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만큼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획사 입장에서 이윤 추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배 그룹의 공백을 메울 신인 그룹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신인 그룹 데뷔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짧은 시간에 인지도를 갖춘 신인 그룹을 배출할 필요가 있고 ‘프로듀스○○’ 시리즈가 가장 확고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그 동안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방탄소년단 후속 그룹에 대한 준비가 더뎌 전략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번 CJ ENM과 합작법인 설립은 방시혁 프로듀서가 훨씬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CJ ENM은 콘텐츠 시장의 큰 손임에도 가수 부문에서는 간판 격인 인기 아이돌 그룹이 부재했는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합작회사 설립으로 그 약점을 메울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