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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국·편성국PD, 28일부터 제작거부 선언

김윤지 기자I 2017.08.25 11:49:26
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MBC 라디오국·편성국PD들이 차례로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공정방송에 목소리를 높이며 현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했다.

편성국 PD 26인은 25일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편성국 PD들은 오는 28일 오전 5시를 기해 제작·업무를 중단한다.

이들은 “김장겸 사장과 부역자들의 패악이 극에 달했다”면서 “지난 몇 년간 각종 뉴스 특보와 기념식 중계 편성 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VIP’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석 여부였다. 보도 가치나 현안의 중요성, 시청자와의 약속인 정규 편성을 결방하는 부담도 무시됐다”도 강조했다.

전날 라디오국 PD 40인도 28일 오전 5시를 기해 제작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다시 라디오로 돌아가기 위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들은 “아이템 검열과 제작 개입은 지난 몇 년간 ‘신동호의 시선집중’ 등 시사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이 제작진에게 연락해 아이템과 인터뷰이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당한 지시에 반발한 PD에겐 인사불이익이 뒤따랐다”면서 “모든 프로그램에서 ‘세월호’와 ‘위안부’는 금기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표 프로그램인 ‘별이 빛나는 밤에’가 진행자 없이 음악만 나가는 등 파행이 예상된다.

이하 편성국 PD와 라디오국 PD의 성명서다.

<편성국 PD 성명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편성국원들의 제작/업무거부를 선언하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김장겸 사장과 부역자들의 패악이 극에 달했다.



일상적으로 방송심의규정을 짓밟고 무시하던 그들이 뻔뻔하게도 심의규정을 들먹이며



의 제작을 가로막는 행태에 우리는 분노한다.



유능한 인력들을 ‘블랙리스트’로 낙인찍고 비제작부서에 유배 보내



회사를 자멸로 유도하는 그들의 자해행위에 우리는 경악한다.



이에 편성국원들은 분연히 일어나 제작?업무거부로 맞선



제작 PD, 보도·카메라기자, 아나운서 동료들의 저항에 적극 지지를 보낸다.









그동안 편성 부문은 채널 이미지와 콘텐츠 경쟁력 전반을 관리해온 책임감과



방송사고, 정파 없이 시청자들에게 차질 없는 방송을 제공한다는 직업적 소명으로



지금껏 각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또한 저들은 임기 동안 실컷 분탕질을 치다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 뒷수습은 온전히 우리들의 몫이기에 지금 우리가 실무현장을 떠나면



회사가 향후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황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깨달았다.



이제 떨치고 일어나 모든 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재건의 기반이 될 채널 브랜드는 참담하게 망가져버렸고,



보도, 시사 부문의 공정성을 상실한 공영방송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한들



제작자들의 노력이 제 빛을 발하지 못한 채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머무를 수밖에 없음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그간 은밀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정권에 구애하는 편성 기조가 강화되어 왔다.



지난 몇 년간 각종 뉴스 특보와 기념식 중계 편성 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VIP’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석 여부였다.



보도 가치나 현안의 중요성, 시청자와의 약속인 정규 편성을 결방하는 부담도 무시되었다.



박정희 경제개발 시기를 미화하며 박근혜 정권에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한 <광복 70주년 특집 ‘대한민국’> 다큐 3부작은 비판적 논의 없이 편성된 반면,



탄핵정국 시에는 주요 방송사가 국민의 자발적 촛불집회를 특보 편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만 정규 편성을 고수하였고,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 침체와 사회 활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정부와 보수 언론의 주장에 맞춰 지상파 중 가장 먼저 정규 방송을 강행했다.



특히 연간 캠페인 ‘기본과 원칙, MBC가 함께 합니다’ 시리즈는 세월호 참사 당시 ‘전원 구조’ 오보에 대한 언론으로서의 반성 없이 시청자에게 ‘기본과 원칙’을 운운한 위선적 작태였다.



이처럼 하나하나의 건으로 보면 눈에 잘 띄지 않고 이면에 숨긴 목적을 눈치 채기 어렵지만



이미 드러난 보도, 시사 부문의 공정성 훼손과 연관지어보면



저들 경영진의 ‘빅픽쳐’가 편성 전반을 통해 실현됐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편성 행위가 채널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과 방송의 공정성에 관한 논의는 생략되었으며 편성국원들은 정보에서 소외되고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업무지시를 따라야만 했다.



그리고 경영진은 PD, 아나운서들을 장기간 주조 MD로 복무하도록 해 본연의 업무에서 노골적으로 배제시켰다. 방송의 끝단을 책임져온 MD 업무를 징계의 수단으로, 주조정실을 징벌을 위한 ‘수용소’로 변질시킨 것이다.









그렇다. 이제 임계점을 지나도 한참 지났다.



이에 8월 28일 오전 5시를 기해 편성국원 모두 제작/업무 거부할 것을 선언한다.



총파업 투표가 진행 중인 엄중한 시기에 편성국이 사상초유의 업무 거부에 돌입하는 것은,



방송과 편성을 사유화한 김장겸 사장과 일당들에게 던지는 최후의 경고이다.



다만 이번 선언에 참여한 TV편성부원 일부는 방송 파행만큼은 막기 위해 업무 거부의 행동을 총파업 돌입 시점까지만 유보한다. 하지만 현재의 <뉴스데스크>와 같은 추악한 방송물이 아무 지장 없이 전파를 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밖에 없는 역겨운 상황을 계속해서 참아낼 강력한 비위(脾胃)가 우리에게는 없다.



더 이상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떠나라.



편성의 제작/업무거부가 파업으로 전환되는 순간이



우리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인내심의 마지막 실이 끊어지는 시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현 사태의 주범 김장겸 사장이 떠나는 그날까지 동료들과 함께 행동하며 싸울 것이다.



그리고 당당하게 승리하여 우리는 보도, 시사·교양, 드라마, 예능, 라디오 전 분야에 걸쳐



떳떳하고 자랑스러웠던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다.



또한 공정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위·아래가 자유롭게 토론하던 조직 문화를 복원하고



모든 구성원이 자주적인 주인 의식으로 하나가 됐던 ‘좋은 친구 MBC’로 되돌아 갈 것이다.









2017년 8월 25일 편성국 PD 일동









김성진 김신완 김재영 김종우 김지하 김창일 김태현 남유정 문형찬 박선영 박선희 송지웅 윤혜진 이규화 이대용 이우람 이지현 임동현 조능희 조은솔 최상열 최창규 최현종 현유석 홍석우 황재석





<라디오국 PD 성명 다시 라디오로 돌아가기 위하여 >







MBC 라디오PD들은 8월 28일 오전 5시를 기해 전면적인 제작거부를 선언한다. 회사 비상계획안에 따르면 많은 프로그램이 파행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MBC라디오를 대표해왔던 프로그램들 또한 예외는 아니다. 48년 역사를 자랑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는 진행자 없이 음악만 나갈 예정이다. 프로그램과 스태프를 뒤로 하고 돌아서는 PD들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픈 마음으로 결단을 내린다.









그간 라디오는 추락을 거듭했다. 청취율의 추락, 신뢰도의 추락. 추락의 이면에는 추악한 간섭이 존재했다. 아이템 검열과 제작 개입은 지난 몇 년간 <신동호의 시선집중>등 시사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이 제작진에게 연락해 아이템과 인터뷰이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당한 지시에 반발한 PD에겐 인사불이익이 뒤따랐다.









시사프로그램 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프로그램에서 ‘세월호’와 ‘위안부’는 금기였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구출에 참가했던 어민을 다룬 프로그램은 수많은 시사와 수정을 거쳐야 했다. ‘정부’를 삭제하라, ‘해경’과 ‘헬기’를 삭제하라. 프로그램은 결국 기름 유출로 생활고를 겪는 어민의 이야기로 대폭 수정된 채 방송됐다. 한일관계 아이템조차 위안부 합의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며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PD에게는 진행자 선정의 자율성도, 아이템 선택의 자유도, 때론 선곡의 자유도 없었다.









심지어 개인의 권리마저 침해당했다. 노혁진 전 라디오국장은 새로 입사한 PD들을 불러 노조에 가입하지 말라고 회유하고 보직 간부들을 통해 가입 여부를 체크했다. 세월호 추모 리본을 SNS 프로필 사진에 올린 PD에게 보직 간부가 “프로필 사진에서 세월호 리본을 내리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그들의 지시는 때로는 직접적이었고 때로는 중간 간부를 통해 자행됐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성실히 수행하거나 방조한 라디오의 보직 간부들 역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









백종문 MBC부사장이 남긴 명언이 있다. “라디오는 다 빨갛다”. 이 희대의 명언에 대한 답을 늦게나마 들려주고 싶다. 라디오의 색깔은 제각기 다양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8월 28일 오전 5시를 기해 제작거부에 돌입한다.



하나. 제작자율성 말살의 최종책임자인 김장겸 사장,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백종문 부사장, 그리고 라디오 추락의 주범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은 사퇴하라.









경영진이 물러나고 제작자율성을 되찾는 그날까지, 우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2017년 8월 24일 목요일



라디오국 소속 PD (이하 기명)









강철 강희구 고성호 김나형 김보람 김철영 김현수 김현경 남태정 박정언 박정욱 박혜영 박혜화 배준 서미란 손한서 송명석 신성훈 안동진 안재주 안정민 양시영 엄재웅 용승우 유기림 유천 윤성환 이대호 이민선 이은주 이한재 장수연 정영선 주승규 최석기 최우용 하정민 한재희 홍동식 홍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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