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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치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 했지만 4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3.1이닝 3피안타 3볼넷 4실점. 타선이 선취점을 뽑아주고 수비에서도 도움을 주며 어깨를 가볍게 해줬지만 제구 불안과 좌타자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일찌감치 무릎을 꿇었다.
주키치가 한국 프로야구 마운드에 선 것은 올해가 3년째. 매년 투구판 이곳 저곳을 오가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첫 해 1루쪽 투구판을 밟았던 주키치는 지난해 3루 쪽으로 옮겼다 올 시즌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다.
좌투수임에도 좌타자를 잡지 못하는 독특한 단점 탓이었다.
주키치는 손이 끝까지 보이지 않는 유형의 투수지만 오른 다리가 극단적으로 크로스 되는 특유의 투구폼 탓에 좌타자 몸쪽 공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때문에 계속 투구판을 옮기는 실험을 했다.
1루쪽을 밟으면 좌타자에 약점이 생기고 3루쪽으로 옮기면 우타자가 한결 수월하게 그의 공을 공략하는 나쁜 순환이 이어졌다. 지난해까지는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그런대로 버틸 수 있었지만 올시즌엔 최악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011시즌, 주키치의 좌타자 상대 피타율은 3할2리였다. 지난해엔 2할3푼8리로 떨어트렸지만 우타자 피안타율이 2할8푼으로 올라갔다. 1루쪽 투구판으로 돌아 온 올시즌엔 다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다시 3할4푼4리(8일 현재)까지 치솟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롯데 몇 안되는 좌타자를 제대로 상대하지 못했다. 주키치가 허용한 3개의 안타가 모두 좌타자에게 맞은 것이었다.
치명타는 1-0으로 앞선 4회였다. 선두타자 손아섭(좌타자)에게 1루수쪽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손아섭 출루 이후 제구까지 덩달아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폭투로 손아섭에게 2루를 허용한 주키치는 다음 타자 강민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 시켰다. 이어 들어 선 전준우는 희생 번트를 시도했지만 이 마저도 허용하지 않으려다 또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는 좌타자 박종윤. 결국 주키치의 초구가 가운데로 몰려 들어가며 박종윤에게 주자 일소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LG는 급하게 임정우를 올려봤지만 한번 기세가 오른 롯데의 상승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LG는 4회에만 6점을 빼앗겼다.
주키치는 올시즌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벌써 5번째 5회 미만 이닝에 강판됐다. 선발 원.투 펀치의 한 축을 기대했던 팀 입장에선 크게 실망스러운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