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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유쾌했던 볼트 "알리도 마지막 경기는 졌다"

이석무 기자I 2017.08.14 13:10:10
14일(한국시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열린 은퇴식에서 관중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는 ‘단거리 영웅’ 우사인 볼트.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번개인간’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유쾌하고 밝은 평소 성격 만큼이나 이별의 순간도 웃음이 넘쳤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볼트를 위한 깜짝 은퇴식을 열어줬다.

사실 이 행사 볼트가 사전에 알지 못했다. 당일에서야 IAAF가 은퇴식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볼트는 수많은 역사와 전설을 만들어낸 100m 트랙 출발선에 무릎을 꿇고 트랙에 입을 맞췄다. 이어 트랙을 돌면서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역시 볼트는 스타였다. 관중석으로 달려가 팬들과 힘께 사진을 찍는가 하면 자신의 100m와 200m 세계기록(100m 9초58, 200m 19초19)을 새긴 전광판 앞에서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를 펼쳤다.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은퇴식 순간을 만끽하던 볼트도 아버지, 어머니와 만나는 순간에선 잠시 눈시울이 불거지기도 했다.

세바스찬 코 IAAF 회장과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볼트를 위해 ‘런던올림픽 스타디움 조각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액자 안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볼트가 뛴 레인인‘7’이 새겨져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볼트는 남자 100m 동메달에 그쳤지만 런던올림픽 때는 이 트랙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는 은퇴식을 마친 뒤 “은퇴식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런 기회를 얻게돼 너무 감사하다”며 “런던은 또 다른 나의 고향”이리고 기뻐했다.

볼트는 자신의 선수 마지막 대회인 이번 런던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악의 성적을 냈다. 남자 100m에선 동메달에 그쳤고 남자 400m 계주에선 레이스 도중 다리 통증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볼트의 얼굴에선 아쉬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선수인생의 마지막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볼트는 “이번 런던 대회를 치르면서 심정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늘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해 팬들께 기쁨을 주고자 했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모두를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도 마지막 경기에선 졌다”며 “나는 이미 많은 대회에서 내가 최고의 스프린터라는 걸 증명했다. ’불가능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많은 사람에게 알렸다”고 강조했다.

“은퇴 번복 가능성은 없다”고도 분명히 말했다. 볼트는 “은퇴 후 계획은 아직 없다. 지금은 파티를 즐기고 맘껏 술을 마시고 싶다”며 “분명한 건 더이상 순위를 가르는 대회에서 뛰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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