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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보여진다, 빙시나"..팬덤을 부르는 명대사, 작품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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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기자I 2015.11.24 09:20:41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 ‘내부자들’의 백윤식, ‘그녀는 예뻤다’의 황석정.(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말 한 마디의 힘은 역사를 관통한다. 때론 사람을 살리고, 망치는 게 말이다. 수 많은 인력과 돈, 시간이 투자되는 대중문화 콘텐츠 역시, 그 말 한마디에 빚지는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작품을 살리는 ‘한줄 명대사’의 힘을 꼽았다.

△“뭐, 이 빙신아.”

‘19금(禁) 딱지’ 옳지 않다. “XX아”라고 쓰고 싶지 않다. ‘빙’ ‘시’ ‘나’. 이 세 어절에 시청자가 웃었다. 그 중 여자 시청자는 설레기도 했다. “함부로 막 대해줘요”라는 성향도 아닌데 한 마디만 해달라고 조를 지경이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 미니시리즈 ‘응답하라 1988’에서 “빙시나”라는 말이 나올 때면 그건 ‘류준열 타임’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응답하라 1988’의 주요 인물 중 한 명. 쌍문동 골목 다섯 가족의 이야기에서 덕선(혜리 분)의 강력한 남편 후보로 올라있는 정환(류준열 분)은 명대사를 품은 행운아다. 남자친구인 줄 알고 컸는데 어느 새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 덕선. ‘우정’의 진한 표시였던 “뭘 봐 빙시나” “너나 잘해 빙시나” “입이나 닦어 빙시나”는 이제 ‘진심’을 숨기기 위한 위장의 미사여구가 됐다.

△“~하다고 매우 보여집니다.”

영화 ‘내부자들’이 ‘미친 흥행력’으로 관객을 모으고 있다. 개봉 첫주 160만 관객을 돌파했다. 평일 첫날 2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선택하는, ‘월요병’을 날리는 저력도 보여줬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최고 흥행 성적이라는 ‘아저씨’의 600만 돌파도 무난하게 넘길 것이란 낙관도 나오고 있다.

배우들의 불꽃 같은 애드리브 덕에 기억에 남는 대사를 많이 남긴 ‘내부자들’. 이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혀의 놀림은 백윤식으로부터 완성됐다. 대한민국 정치판을 펜 끝으로 움직이는 논설주간 이강희. 절체절명의 위기와도 같은 검찰 조사에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고 말장난 인듯 논리적인 합리화에 성공했다. 어떠한 하나의 현상을 해석하고, 왜곡하고, 확산하는 여론이 기승전결을 ‘~하다고 보여진다’는 표현 하나로 정리한 백윤식의 명대사는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이 꼽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모스트스럽게.”

신스틸러로 무명을 살다, 이름을 알리고, 정점을 찍은 배우 황석정. 이제 그가 없는 드라마, 영화를 빼놓기가 힘들 정도다. 최근 그의 저력이 또 한번 발휘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더 모스트라는 패션 잡지의 편집장 김라라로 열연한 황석정은 “모스트스럽게!”라는 대사를 맛깔나게 살렸다. ‘그녀는 예뻤다’를 생각하면 바로 연상되는 유행어로 드라마의 인기 고공행진에 힘을 보탰다.

‘모스트스럽게’라는 표현은 바꿔 말하면 느낌있게→센스있게→멋지게→잘, 이런 식으로 귀결된다. 쉽게 말하면 좋을 것을 꼭 ‘있어 보이게’ 포장했다. “아티스틱한 감성을 바탕으로 꾸띄르적인 디테일을 넣어 페미닌함을 세련되고 아트적인 느낌으로 표현합니다.”(번역: 예쁜 옷입니다) “패션 인더스트리에서 제너럴하게 쓰이는 리터럴 스타일이나 또는 그것에 대한 디스 목적의 패스티쉬, 셀렉션으로 이루어진 스타일을 말한다.”(번역: 불가한 듯) 잡지에서 유독 이런 식의 표현이 많아 대중은 이를 두고 한 패션잡지의 이름을 따 ‘보그(Vogeu)체’라고 일컫기도 했다. ‘모스트스럽게’ 역시 그 맥락에서 시청자의 공감을 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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