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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라운드에서 단 한 개의 보기도 적어내지 않았던 배상문은 최종라운드 14번홀까지, 68개 홀 연속 ‘노 보기’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15번홀(파5)에서 해저드 실수로 보기를 범했고, 맥이 풀린 배상문은 이어진 16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기록했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티샷은 페어웨이 중앙으로 완벽하게 안착했다. 이어 꺼내든 클럽은 18도 하이브리드. 그린에 조금 더 가까이 붙여 버디를 잡기 위해서 지난 라운드보다 조금 더 나가는 클럽을 선택했다. 볼은 정확하게 임팩트됐다. 하지만 결과는 해저드. 너무 잘 맞은게 오히려 화근이 됐다. 네 번 만에 그린에 올린 배상문은 결국 보기로 홀 아웃했다.
배상문은 “2라운드 끝나고 난 후 노 보기 기록을 의식했다. 3라운드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와 4라운드에서는 지키는 전략으로 경기에 임했다. 소극적인 플레이가 보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결국 24년 만의 ‘72홀 노보기 우승’ 대기록은 아쉽게 작성되지 못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노보기’ 우승은 딱 한 차례 있었다. 1990년 팬텀오픈에서 우승한 조철상이 주인공이다. 당시 88CC에서 열린 대회에서 조철상(56)은 나흘 동안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잡아내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기록 작성에는 실패했지만 만족한 해였다고 자부했다. 배상문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하기 전에도 성적은 안좋았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더 얻게 됐고,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게 됐다. 3연패를 목표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억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모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상금의 일부는 최경주재단에, 일부는 고향 대구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쓰겠다. 많지는 않지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한달 정도 국내에서 체력 훈련을 한 뒤 내년 1월 하와이에서 열리는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한다. 그는 “내년에 세계랭킹을 끌어올려 자력으로 프레지던츠컵에 나가고 싶다. 이 코스에서 두 번 우승했으니 인터내셔널팀의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다음은 배상문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
△후반 보기를 적어내면서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68홀 동안 보기가 없는 경기를 해 만족한다. 정말 행복한 한 주를 보냈다. 였다.
-노보기 기록은 의식했나.
△2라운드 끝난 후부터 생각을 했다. 3라운드도 보기가 없으면 4라운드에서 스코어를 지키는 플레이를 하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의식을 너무 많이 해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금 기부는 언제 생각했나.
△대회 시작 전부터 전액 기부하겠다고 결정했다. 일부는 최경주 재단에 내놓고, 나머지는 고향 대구의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 어려운 분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도 세금은 뗀 나머지 액수를 내겠다. (웃음)
-우승의 의미
△우승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다. 한 주동안 가장 플레이를 잘 한 선수라는 의미 아닌가. 자신감을 많이 준다. 특히 2연패를 달성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배상문의 2014년을 정리한다면.
△최근 3~4경기는 좋았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성적이 형편 없었다. 샷을 포함, 경기 내용은 항상 좋았으니 슬럼프는 아니다. 그냥 미숙했던 시기였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시 잡은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 한 달 동안 체력 훈련을 할 계획이다.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2015 프레지던츠컵이 이 코스에 열리는데.
△세계랭킹을 끌어올려 내년에 꼭 자력으로 출전하고 싶다. 두 번이나 우승한 코스라 자신도 있다. 그래야 인터내셔널팀에 승산이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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