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덴헐크는 14일 대구 한화전서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8일 SK전서 7이닝 무실점 역투 이후 두 경기 연속 호투. 8일 경기 후 “이날 처럼만 던져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던 류중일 삼성 감독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은 투구였다.
밴덴헐크는 150km를 훌쩍 넘기는 대포알 직구가 장기인 선수다. 하지만 제구가 순간적으로 흔들리며 한 번에 무너지는 단점 또한 여러차례 노출했다. 자신의 공만 던질 수 있다면 리그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갖고 있지만 안정감 있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난 두 번의 호투가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알고 있는 코치가 그의 옆에 있었고, 그와 함께 확실한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밴덴헐크가 부상과 부진으로 1군 엔트리서 빠지자 그를 카도쿠라 코치에게 보냈다. “카도쿠라 코치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류 감독은 “카도쿠라는 현역 시절 참 좋은 폼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폼을 보는 눈이 좋다”고 보충 설명을 했었다.
류 감독의 예상은 100% 적중했다. 밴덴헐크는 자신의 힘 있는 공을 제대로 뿌릴 수 있는 폼을 찾아 다시 마운드에 섰다.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베이스볼S의 ‘진짜 야구’ 코너에서 밴덴헐크의 변화를 세 가지 포인트로 나눠 볼 수 있다고 했다.<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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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왼 다리 키킹과 스탭. 이전보다 좀 더 힘 있고 높고 곧게 왼 다리를 올리게 됐다. 김 위원은 “밴덴헐크가 안 좋을 때는 힘을 과하게 준다는 생각에 왼 다리를 위에 올린다는 개념 보다는 뒤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카도쿠라 코치와 노력을 통해 일단 다리를 곧게 올리는 것으로 변화를 줬다. 자연스럽게 하체를 쓰는데 여유가 생겼다. 왼 다리를 내려놓는 자세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몸을 받히고 있는 오른 다리도 굽혀지는 각도가 좋아졌다. 오른다리가 죽지 않고 버텨주며 공을 앞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여지면서 공을 놓는 각도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밴덴헐크가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마지막 사진의 왼쪽을 보면 스탭이 이뤄진 후에도 손이 뒤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오른쪽 사진에선 이 위치가 오른쪽으로 옮겨져 있다. 이 위치가 10cm 옮겨지면 타자에게 1m 앞으로 다가가 던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밴덴헐크처럼 묵직한 공을 뿌리는 투수에겐 더 없이 좋은 현상이다.
또한 그의 약점인 좌타자 상대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왼쪽 사진의 릴리스 동작에선 밴덴헐크의 공이 자연스럽게 테일링이 일어나며 오른쪽으로 향한다. 좌타자에게 몸쪽을 던지더라도 타자 앞에서는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이 공은 좌타자가 치기 좋은 공이 되곤 했다.
그러나 이 포인트가 오른쪽으로 당겨지며 밴덴헐크의 직구는 테일링이 줄어 곧바로 날아갈 수 있게 됐다.
카도쿠라 코치와 찰떡 궁합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밴덴헐크의 팔 각도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다는 건 야수 출신인 류중일 감독도 알고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팔 위치만 바꾼다고 변화를 가져올 순 없다. 카도쿠라 코치는 팔 각도를 위해 팔 보다 하체의 안정감을 가져가는 처방전을 냈고, 이 판단은 적중했다.
좋은 코치와 만남도 중요했지만 그런 코치의 능력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한 류중일 감독의 판단이 더해져 만들어진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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