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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의 정점을 찍었다고나 할까요? 사실 저는 그다지 쾌활한 사람이 아니라 조금은 가라앉아있는 느낌인데 대개 통통 튀는 이미지로 많이 봐주시니 약간의 불안감이 늘 있어요"(웃음)
배우 최강희는 천천하면서도 생각 깊고, 감수성 어린 분위기다. 유난히 어린 듯한 얼굴때문에 '대표적인 동안 스타'이자 유쾌 발랄한 이미지로 대중에 어필돼 있지만 실제 그는 배려심많으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런 그가 발칙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다. 12월 2일 개봉을 앞둔 영화 '쩨쩨한 로맨스'(감독 김정훈)에서 최강희는 허세가 하늘을 찌르는 섹스 칼럼니스트 다림 역으로 분했다.
뭐든지 아는 척, 잘난 척, 해본 척이 다림의 주특기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을 간직한 소유자이기도 하다.
"사실 밝고 동안인 이미지를 조금 벗어나보려고 처음에는 좀 망설였어요. 그런데 주위에서 '너와 이 작품이 딱 맞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해서 '그래 이번엔 이런 역할의 정점을 찍어보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다고 할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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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보는 다림은 "남들이 봤을 땐 고개를 내두를 정도로 재수없는 면이 있는데 '저게 뭔가'하는 면이 때로 귀여움을 주는 여자"다.
실제의 최강희는 그보다는 훨씬 조용한 편이지만 감독이 '하룻강아지 같은 이미지'를 연상하라고 해서 절친한 배우인 류현경을 벤치마킹 하기도 했다. "현경이는 건전지가 몇 개 달린 사람처럼 늘 힘이 넘치거든요. 제가 부러워하는 그 친구의 모습을 살짝 가져왔어요"라는 것.
파트너인 이선균과 티격태격하면서 맞춘 '막강 호흡'도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
2008년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이후 두 번째 만난 이선균이지만 처음에는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제가 살갑게 사람들에게 편하게 대해주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마음은 열려있는데 내가 편치 않을 땐 대화해도 어색해하고 자리도 자꾸 피하곤 해요. 그래도 선균 씨와는 별명도 지어 부르면서 많이 친해졌죠"
특히 이번 영화 홍보를 위해 두 사람은 일명 '쩨쩨댄스'로 불리는 율동을 함께 공연하며 서울 시내를 도는 등 시민과의 직접 대면에도 나섰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저희가 함께 한 춤을 보여드리는 거였는데 설레기도 하고, 마치 선거 유세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물론 가까이서 찍히는 카메라는 좀 두렵긴 했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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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보다 젊게 산다는 배우들 중에서도 최고 동안 스타로 꼽히는 만큼 극중 다림 역도 20대 후반이었지만 별 부담감은 없었다.
"나이에 대한 부담감은 별로 없어요. 물론 거울을 보면서 나이듦을 인식해야 하는, 나름의 거쳐야할 과정은 있지만 새로운 세상이 있다면 빨리 펼쳐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란다.
물론 연애도 하고 싶다. "벌써 3년 넘게 솔로"라는 그는 "'달콤한 나의 도시'가 끝나고 무척 친했던 문정희 진재영 이선균 등 배우들이 줄줄이 결혼하니 좀 쓸쓸하기도 하더라"라며 "연애를 안 하니 좀 감성이 메마르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혼자만의 시간으로 스스로를 많이 채우려고 한다"고 귀띔한다.
요즘엔 호기심이 좀 줄어든 것 같아 즐길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환경 지킴이' 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종이컵 쓰지 않기, 비행기 적게 타기 등 생활 속 실천 요소를 홍보하는가 하면 악기 등 이것 저것 배우는 것도 많다.
"어른이 될수록 적응이 빨라져서 뭐든 신선하지 않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나이가 들 수록 지루해지는 것 같아요. 어릴 때 마음으로 어떤 것에도 반색하듯 내 눈과 머리를 늘 리셋하면서 살고 싶죠"
3년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항상 독립적이고 자존감이 넘치는 '고양이'처럼 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었다.
당시에는 "약 30% 정도 고양이"라고 답했던 그는 이제는 "혼자서도 뭐든 척척 잘 해내고 친구들도 잘 보살피고…이제 거의 '100% 고양이'에 다다른 것 같다"라며 웃는다.
(사진=김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