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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SBS 주말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은 한마디로 조강지처를 버린 남편들에 대한 조강지처들의 복수를 다룬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주부들로부터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인물은 한복수(김혜선 분)의 남편인 이기적(오대규 분)과 나화신의 남편이자 한복수의 오빠인 한원수(안내상 분)다.
둘은 각각 자신을 위해 헌신한 아내 한복수와 나화신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각각 딴 살림을 차려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최근 둘은 과거를 참회(?)하며 다시 조강지처인 복수와 화신에게 돌아오려 하지만 그 결과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드라마를 잘 보면 한원수와 이기적의 롤모델이 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한진희가 연기하고 있는 한심한이다. 한원수와 한복수 한선수(이준혁 분) 남매의 아버지인 한심한은 아들 한원수나 사위 이기적보다 한 수 위의 인물이자 조강지처를 버린 원조 불륜남 캐릭터다.
한심한 역을 연기하고 있는 한진희는 1969년 연세대학교를 중퇴하고 TBC9기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해 1975년과 1976년 TBC 연기대상 및 1977년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하며 70년대를 주름잡았던 연기자.
이후 중년에 접어들며 각종 드라마에서 인자한 중년 아버지 역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한심한'처럼 이름 그대로 한심한 역할을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가 한심한 역으로 욕을 먹을수록 '조강지처클럽'의 흡입력이 더욱 커졌음은 물론이다.
극에서 한심한은 안양순(김해숙 분)과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도 한원수나 이기적과 달리 30여년간 이혼도 하지 않은 채 태연하게 복분자(이미영 분)와 두 집 살림을 해 아들 준수까지 뒀다. 또한 준수를 양순에게 키우게 해 양순의 가슴에 못을 박기도 한다.
자식과 아내를 돌보지 않아 결국 가족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왕따 아버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심한은 굴하지 않은 채 분자와의 애정행각에만 힘을 쏟는다. 한마디로 막장남편인 동시에 막장아버지인 셈이다.
한원수가 천하의 못된 남편이 된 데에는 아버지인 한심한의 영향이 크다. 원수가 도저히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화신은 원수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상담을 한다. 이때 의사는 원수가 어린시절 아버지 한심한의 외도를 보며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며 한원수의 바람기가 본인만의 잘못이 아님을 언급한다. 이에 한원수는 눈물을 쏟으며 화신과 이혼을 수락하게 된다.
드라마 종반부로 치닫고 있는 '조강지처클럽'에서 극 중반까지 아내와 자식을 내팽겨 치고도 항상 위풍당당했던 한심한은 교통사고 이후 아내와 가정에게 몹쓸 짓을 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아들인 원수에게 화신에게 잘하라고 충고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영남 작가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가와 가장 가까운 인물을 심어놓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한심한”이라며 “하반신 불구로 벌을 받았고 한심한이 연륜이 묻어나는 말만 하는 것은 벌을 받고 깨달았기 때문이다”고 밝힌 바 있다.
즉 한심한이란 인물이 '조강지처클럽'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대변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죄의식 없이 외도를 일삼으며 또 다른 의미의 중년의 반란을 꾀하고 있는 우리시대 중년 남성들에 대한 작가의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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