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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댄스음악을 버리고 록음악으로 대동단결!'
1990년대 아이들(Idol)댄스 그룹에서 로커로 변신한 가수들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가수 서태지와 문희준이 그 주인공. 서태지와 문희준은 각각 ‘서태지와 아이들’과 ‘HOT’란 댄스 그룹으로 가요계의 아이콘이 됐지만 그룹 해체와 동시에 로커로 전향했다.
◇ '로커 변신'서태지-문희준,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찾아간 '연어형'
그룹 해체 이후 서태지의 로커 변신은 크게 놀라울 바가 없었다.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결성 전에 이미 그룹 시나위의 베이시스트로 활약하며 로커의 꿈을 키워왔다.
어쩌면 ‘서태지와 아이들’이 그의 음악적 여정에 있어 잠깐의 일탈이라고도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활동 시절에도 ‘교실 이데아’, ‘필승’, ‘시대유감’ 등을 작곡해 록음악에 대한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잊지 않았다.
서태지는 지난 7월 발매한 솔로 4집 싱글 ‘아토모 파트 모아이’까지 핌프록, 이모코어 등의 다양한 록음악의 장르를 흡수하며 록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서태지와는 반대로 문희준의 록가수 변신의 길을 험난했다. HOT 시절은 물론 데뷔 전부터 춤꾼으로 정평이 나있던 문희준이 록음악을 한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일종의 어불성설과도 같았다. 지난 2001년 첫 솔로 앨범 ‘얼론’(Alone)을 내고 본격적인 록음악에 뛰어들었을 때도 일부 음악팬들은 문희준의 음악적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했다.
음악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레드 제플린 등의 음악을 듣고 자랐을 만큼 록음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지만 문희준에 대한 음악팬들의 싸늘한 시선은 걷힐 줄 몰랐다. 문희준의 음악적 발언 하나 하나는 과대 포장되고 왜곡돼 네티즌들의 가십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제대 후 지난 3월 발매한 스페셜 앨범까지 총 5장의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는 문희준의 음악적 열정에 팬들은 그를 점차 ‘록가수’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의 로커 도전 성공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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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음악'으로의 초대 신혜성, 음악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
그룹 ‘신화’ 출신 신혜성도 최근 발매한 솔로 3집에서 타이틀곡 ‘그대라면’으로 로커 도전을 알렸다.
‘록’이란 자신의 음악적 고향으로 돌아간 서태지와 문희준과는 달리 신혜성은 이번 록음악에 대한 도전을 음악적 다양함을 얻기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그룹 활동과 병행하며 솔로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발라드풍 위주의 솔로 음반은 음악적 실험을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솔로 활동에서는 좀 더 다양한 음악적 장르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에 신혜성은 이번 3집에 넥스트 멤버인 김세황과 이수용, 비트겐슈타인의 빈크(임형빈)를 영입해 곡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탄생한 노래가 타이틀곡 ‘그대라면’과 ‘어웨이큰’이다. 팬들 또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록음악에 도전한 신혜성의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아이들 댄스 그룹 출신 가수의 로커 변신과 도전에 가요 관계자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댄스음악에서 록음악이라는 장르에의 도전이 자신의 음악적 한계를 뛰어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단순한 이미지 변화를 위한 상업적 전략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댄스 아이들 그룹 출신 가수들의 록가수 전향은 한 장르만 고집해 변화 없는 음악의 단조로움을 극복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단순히 새로운 이미지를 얻기 위한 변신 전략으로 이를 활용한다면 더 큰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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