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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대 대통합의 장"… 송가인 전국투어 직접 가보니

윤기백 기자I 2022.10.21 15:57:3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성료
공연장 꽉 채운 '핑크물결' 진풍경
'가인이어라' 등 20곡 넘게 라이브로
남녀노소 한자리에… 국민가수 입증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모습.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여러분! 송~가인이어라!”

세상에 또 이런 공연이 있을까.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한자리에서 함께 즐기는 공연 말이다. 그 어려운 것을 해낸 이가 있다. 바로 트롯 가수 송가인이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고, 애절한 목소리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게 흥을 돋우는 송가인. 진정한 트롯퀸이자 대체불가 공연퀸으로 꼽히기에 손색없는 공연이었다.

송가인은 지난 15~16일 양일간 충남 천안시 남서울대학교 성암문화체육관에서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양일간 진행된 이번 공연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 송가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번 공연에서 송가인은 정규 3집 타이틀곡 ‘비 내리는 금강산’을 비롯해 ‘엄마 아리랑’, ‘가인이어라’ 등 자신의 대표곡부터 트롯 메들리까지 20곡이 넘는 곡을 라이브로 열창했다.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모습.
공연이 열리기 1시간 전부터 성암문화체육관 인근에는 핑크색 옷과 모자를 착용한 이들로 가득했다. 이들의 정체는 송가인 팬클럽 ‘어게인’이었다. ‘어게인’ 회원들은 핑크색 모자와 옷에 ‘사랑해요 송가인’, ‘어게인 바라기’ 등이 적힌 배지를 달아 송가인을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한 중년 남성팬은 송가인의 얼굴이 크게 프린팅된 옷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 어린이 관객,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백발의 어르신 관객, 샛노란 색으로 염색한 MZ 젊은 관객까지 다채로웠다. 그야말로 전 세대 대통합의 장이었다.

충남 아산에서 왔다는 50대 여성 편인숙씨는 “송가인의 팬이 이렇게 많은 지 몰랐다. 공연장 멀리서부터 핑크색 인파가 눈에 띄었다”며 “어떤 공연을 가도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여있기가 쉽지 않은데 송가인은 급이 다른 것 같다. 왜 사람들이 송가인, 송가인 하는지 알겠다”고 말했다.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모습.
◇객석 빼곡 채운 핑크물결… 송가인도 울컥

이날 공연의 포문은 송가인의 대표곡인 ‘가인이어라’가 열었다. 화려한 불꽃과 핑크색 조명으로 무대를 수놓은 가운데, 송가인이 무대 중앙에서 솟아나 관객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송가인의 등장을 격하게 반긴 팬들은 일제히 “사랑해요 송가인!”이라고 외쳤고, 송가인은 그런 팬들의 반응에 화답하듯 “다 같이!”라고 외치며 ‘가인이어라’를 열창했다. 다음 무대는 ‘오늘같이 좋은 날’이었다. 공연장 지붕이 뻥 뚫릴 듯 시원시원한 가창력을 자랑한 송가인은 무대 중간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뒤 송가인은 “너무 좋아서 사실 눈물이 날 뻔했다”며 “팬들의 열렬한 환호와 호응을 보고 듣다 보니 노래하다 울컥했다. 오늘 같이 좋은 날이 있을까 싶다”고 눈시울을 붉힌 이유를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모습.
이번 공연에서는 송가인의 정규 3집 ‘연가’에 수록된 곡들을 만나볼 수 있는 무대가 다채롭게 마련됐다. 흥겨운 트롯 곡인 ‘물음표’, ‘밤차에서’로 흥을 돋운 송가인은 무대 좌우를 돌아다니면서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호흡했다. 이어서 펼쳐진 ‘처녀 뱃사공’ 무대에서는 ‘얼씨구 좋다’ 등 추임새를 외치며 관객들의 떼창과 호응을 여유롭게 이끌어냈다. 일부 팬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무대 중간중간을 잇는 브리지 VCR도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나무위키에 적혀있는 자신의 프로필을 읽으며 TMI를 언급, 맛깔나는 입담을 뽐내며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송가인은 “트롯 외에도 발라드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며 “겨울 발라드 앨범을 내보면 어떨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또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아파트보단 마당 있는 집을 선호한다”며 “텃밭에 채소를 심어 직접 수확해서 먹고 싶다”고 소소한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모습.
송가인의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느낄 수 있는 무대도 이어졌다. 송가인은 블링블링한 드레스를 입고 나와 ‘한 많은 대동강’을 열창했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감성을 후렴구에서 폭발해 내는 탁월한 완급조절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용두산 엘레지’ 무대에선 사자처럼 포효하듯 울부짓는 듯한 보컬이 압권이었다. 관객들은 일제히 숨을 죽이고 송가인의 무대를 집중해서 감상했다.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송가인이란 가수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 부르는 힘 있으면서도 절제된 보컬이 돋보였고, 중간 내레이션 파트에서 울부짖는 듯한 연기는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특히 ‘여보!’라고 송가인이 외칠 때는 일부 관객들이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노래뿐 아니라 뛰어난 곡 해석력으로 연기까지 능통하게 해내는 송가인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모습.
여기서 끝이 아니다. ‘칠갑산’ 무대에서는 진한 사골국처럼 깊이 있는 감성을 선사했고, ‘연가’ 수록곡인 ‘월하가약’ 무대에서는 한 편의 사극을 보는 듯한 애절한 무대를 선사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한의 정서’를 무대 위에 펼쳐낸 것이다. 그중 애절한 몸짓과 손짓이 담긴 송가인의 춤사위는 노래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이어서 펼쳐진 ‘장녹수’ 무대에서는 그 옛날 장녹수가 살아 돌아온 듯, 장녹수 그 자체가 되어 노래하는 송가인의 모습이 압권이었다.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모습.
송가인은 ‘거문고야’, ‘엄마 아리랑’으로 차분해진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신나는 리듬을 앞세워 관객들의 호응을 여유롭게 이끌어낸 송가인은 ‘얼씨구우!’, ‘좋다!’ 등 추임새를 내뱉으며 흥을 돋우었다. 특히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인 ‘엄마 아리랑’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한목소리로 떼창해 눈길을 끌었다. ‘엄마 아리랑’을 처음 듣는 관객들도 전광판에 나오는 노랫말을 보며 따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규 3집 ‘연가’ 타이틀곡 ‘비 내리는 금강산’ 무대는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심금을 울리는 선율에 송가인의 애절한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감동 그 이상을 선사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계속해서 이어진 ‘비나리’ 무대에서는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손을 차분하게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 모습.
‘미스트롯’ 진(眞)답게, 피날레는 흥겨운 트롯으로 준비했다. ‘고장난 벽시계’, ‘너는 내 남자’ ,‘고향역’을 시작으로 ‘청춘을 돌려다오’, ‘남행열차’로 이어진 트롯 메들리 무대는 관객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함께 즐겼다. 특히 송가인은 ‘고향역’ 무대 직전 “이번엔 천안역으로 가볼까요”라고 말하며 노련함을 뽐냈다. 마지막 무대는 ‘강원도 아리랑’이었다. 송가인은 ‘강원도 아리랑’을 열창하면서 객석 속으로 들어갔다.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자 객석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깝게 호흡했다. 관객들도 손을 뻗어 송가인과 악수하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송가인을 향한 사랑과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송가인이 ‘2022 전국투어 연가’ 천안공연을 마친 뒤 팬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송가인은 공연을 마치고 별도로 공연장 앞에서 미니 팬미팅을 개최해 팬소통과 팬사랑을 이어갔다. 송가인을 정중앙에 두고 관객들과 팬들이 둘러싼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송가인은 관객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치면서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는 등 세심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밤공기가 차다”면서 “옷을 두둑이 입고 다니시라”고 애정 어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본 관객들과 팬들은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노래해 줘서 고맙다”, “송가인 덕분에 행복하다”고 화답했다.

‘미스트롯’이 종영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트롯퀸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송가인. 왜 그가 대체불가 ‘트롯퀸’인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국민가수’인지 납득이 되는 순간이었다.

송가인의 ‘2022 전국투어 연가’는 계속된다. 송가인은 내달 12~13일 부천, 26~27일 광주, 12월 17~18일 서울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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