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가 지난 3일 ‘중원의 방패’ 한국영과 계약에 합의했다고 5일 밝혔다.
강원FC 구단 측은 “아시아 최강팀을 가리는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위해선 한국영의 활동량과 희생이 바탕이 된 활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승격된 강원FC는 겨울 이적 시장부터 놀라운 행보를 이어갔다. 이근호, 오범석, 이범영, 정조국, 문창진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스타급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여기에 국가대표 미드필더 한국영까지 불러들이며 강원FC판 ‘어벤저스’에 힘을 실었다.
한국영은 일본, 카타르 등 해외에서 프로생활을 이어왔다. 강원FC가 첫 국내 무대 도전이다.
강원FC는 지난 5월 25일 처음 한국영을 만났다. 국가대표 소집을 위해 카타르에서 귀국한다는 소식을 입수했고 담당자를 강릉에서 서울로 급파했다. 한국영 영입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강원FC는 2시간에 걸쳐 한국영에게 도민구단 강원FC가 지향하는 목표를 설명했다. 한국영은 자신을 위해 달려와 진정성 있는 설명을 해준 구단에 긍정적인 의사와 함께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적을 쉽게 결정하지는 못했다.
관계자가 강릉으로 떠났고 한국영은 다른 구단의 오퍼를 받았지만 마음은 강원FC를 향했다. 결국 지난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을 마치고 소속팀 알가라파 SC를 찾아 관계를 정리했다. 24일 귀국 후 강원FC 입단으로 자신의 결심을 굳혔다.
한국영에게 강릉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도시다. 강릉 문성고 출신인 한국영은 2008년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강릉 문성고는 창단 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영으로선 7년 만에 다시 강릉에 돌아왔다.
강릉 문성고를 졸업한 한국영은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의 유소년팀 경험을 통해 일찌감치 선진축구를 체득했다. 숭실대학교를 거쳐 2010년 쇼난 벨마레(일본)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 J2리그에 머물던 쇼난 벨마레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J1리그 승격을 이끌었고 2014년부터 카타르 무대에서 활약했다.
2014년 카타르 SC를 통해 중동 무대에 입성한 한국영은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첫 시즌에 21경기에 나서 4골을 기록했다. 카타르 SC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2016시즌이 종료된 후 한국영은 카타르 리그 4회 우승의 명문팀 알가라파 SC로 이적했다.
한국영은 각급 대표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7년 U-17 월드컵에 출전하며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1년에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올림픽 예선 경기를 소화했다. 올림픽 대표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올림픽 본선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런던 올림픽 본선에는 왼쪽 발등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후 2013 동아시안컵, 2014 브라질 월드컵, 2015 호주 아시안컵 등 굵직한 대회에서 국가대표로서 투지 넘치는 활약을 펼쳤다. 자신의 강점인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영은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다.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고 포백 수비를 보호하는 역할을 책임진다. 과거 ‘진공청소기’라 불리던 선수들의 역할을 수행한다. 국가대표팀에선 기성용의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로 가장 많이 나서고 있다. 공격에 비해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강원FC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한국영은 “강원FC의 일원이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강원FC와 함께하는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면서 최선을 다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강릉으로 복귀한 소감도 잊지 않았다. “강릉에 대한 추억을 회상해보면 좋은 기억이 많다. 강원FC를 선택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라며 “좋은 동료 선수들의 장단점을 빨리 파악하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영은 오는 7일 오전 강원FC 오렌지 하우스에서 입단식을 가진다.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팬들을 향한 인사와 올 시즌 각오를 다진다. 등번호는 19번을 배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