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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한국야구위원회)는 30일 2014 시즌 소속선수 중 2015년 각 구단별 재계약 대상 선수인 보류선수 553명의 명단을 각 구단에 공시했다.
류택현의 이름은 없었다. LG는 이미 은퇴를 선언한 김선우와 김기표, 임재철, 권용관, 양영동, 이주호 등과 함께 류택현의 이름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류택현은 “아쉽게 됐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미 구단과 양상문 LG 감독은 코치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예상은 됐던 일이다. 류택현은 이번 가을 캠프에 유일하게 고참으로 참가했던 선수다. 현역 꿈을 이어가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컸지만 코칭스태프가 류택현을 마무리 훈련에 참가시킨 이유는 또 있었다. ‘임지섭 키우기’ 프로젝트 때문이었다.
류택현은 지난 5월부터 ‘포스트 류현진’이라 평가받는 좌완 임지섭을 전담으로 맡아 지도했고 양 감독의 부탁으로 류택현은 이번 캠프에서도 임지섭의 훈련을 적극 도왔다.
그렇다고 류택현이 현역에 대한 꿈을 완전히 놓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류택현의 철저한 자기관리는 이미 선수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이때만 해도 은퇴에 대해선 ‘물음표’ 상태였다. 하지만 마무리캠프를 마친 후 상황이 바뀌었다. 양상문 감독과 향후 진로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를 할 예정이었지만 결과는 보류선수 명단 제외였다.
류택현은 “사실 나는 플레잉코치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년 시즌 144게임에 쉬는 날도 없으니 나에게 기회가 올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팀이 어려워질 때 메워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팀에서 그런 생각이 없다는 것이니까. 상황이 그렇게 됐으니 나도 받아들여야하지 않겠나 싶다. 은퇴, 이제 때가 온 것 같다.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말이다”고 말했다.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좌완 불펜이 부족한 팀들에게선 기회가 올 수도 있다. 류택현은 “선수생활은 더 해봤자 1년인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더 하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류택현은 지금까지 그랬듯 여전히 LG 유니폼을 입고 싶은 마음이 크다.
류택현이 은퇴를 암시하면서 그의 기록들도 ‘정지’ 상태가 됐다. 류택현은 통산 901경기에나 출전한 베테랑. 이는 한국프로야구 통산 투수 최다출장 기록이다. 통산성적은 15승 29패 6세이브 122홀드, 614.2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4.41이다.
올해 나이 44살로 현역 최고령 투수기도 하다. 1994년 1차 지명으로 OB에 입단한 류택현은 1999년 LG로 이적해 지금까지 뛰었다. 2010년 종료 후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잠정적으로 떠났었지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엄청난 노력으로 재활에 성공, 2012년 LG에 복귀했다. 팀 불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난 해엔 팀의 12년만의 가을 야구에 큰 힘을 보탠 바 있다. 하지만 올시즌 2경기(1이닝 3실점) 출장에 그쳤다. 윤지웅, 신재웅 등 젊은 불펜진이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1군에서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특히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달성한 3년 연속 70경기 이상 출장 기록은 류택현을 비롯해 팀 후배 이상열(2010~2012)과 NC 이혜천(2002~2004), 3명만이 보유하고 있는 진기록이다. 류택현이 2004년에 기록한 85경기 출장기록은 2008년 정우람(SK)이 이뤘던 타이기록과 더불어 여전히 한 시즌 투수 최다 출장 기록으로 남아있다. 통산 최다홀드 순위는 안지만(삼성)에 이은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