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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고’로 본 주거 위기…MBC ‘스트레이트’서 집중 조명

김명상 기자I 2023.07.09 11:24:38
9일 방송되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한 장면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오늘(9일) 방송되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주거 위기에 놓인 ‘지옥고’ 주민들과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일상에 대해 집중 보도한다.

1년 전, 폭우가 강타한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 곳곳에선 사투가 벌어졌다. 순식간에 집안에 물이 차올랐고 화장실과 부엌 개수대에서도 물이 거꾸로 치솟았다. 냉장고가 넘어지더니 물에 떠다니기도 했다. 급기야 반지하의 일가족이 숨지는 참사까지 벌어졌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고 다시 장마가 시작됐다. 반지하 주민들을 지상으로 이주시키고, 물막이판 같은 최소 안전설비를 설치하겠다던 정부와 지자체 약속은 잘 지켜졌을까.

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뜻하는 ‘지옥고’는 불안정한 주거를 설명하는 말이다. ‘최저 주거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주거지에서 서민들이 겪는 괴로움을 뜻하기도 한다. 고시원과 쪽방, 비닐하우스같은 비주택 거처는 증가 추세에 있다. 물난리를 피해 반지하를 떠나 지상으로 올라가려 해도, 갈 곳은 마땅치 않다. 지옥고의 ‘풍선 효과’. 소득 수준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들이 향하는 곳은 고시원과 쪽방 같은 곳뿐이다.

인천 미추홀 등 전국의 전세 사기 피해도 진행형이다. 경매에 넘어간 집을 피해자들이 우선 매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정부 대책이 나왔지만,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돈을 더 빌려야만 살 수 있다. 정부가 주거 안정을 위해 피해자들의 집을 사들여 공공 임대주택으로 운용하겠다는 대책도 내놨지만, 관련 예산이 충분한지도 의문이다.

주거 안전을 위협받는 계층이 늘고 있지만 ‘지옥고’ 주민들과 전세 사기 피해자들까지 제한된 주거 복지 자원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다. 일종의 ‘불행 경쟁’이다.

9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는 MBC ‘스트레이트’는 주거 위기에 놓인 지옥고 주민들과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일상을 밀착 취재했다. 주거 정의란 무엇인지, 재난 앞에서 우리의 주거 안전망은 충분한지 따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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