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부족한데 실력 늘겠나" 유소년 야구 감독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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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3.03.15 14:34:57
한국 야구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학교에서 운동할 시간이 없는데 실력이 좋아질리 있겠어요”

한 유소년 야구 지도자의 한탄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가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대표팀의 부진은 여러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미국 전지훈련이 날씨 등의 이유로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무리한 이동은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투수들은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습경기를 많이 치르지 못하다보니 경기 감각도 늦게 올라왔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가 한국 야구의 수준 저하라는 점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특히 일선 지도자들은 유소년 야구에서부터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학생 선수 인권 보호와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을 내걸어 대회 및 훈련 참가 허용 일수를 축소했다. 학생 선수들은 교실에서 수업을 다 받은 뒤 운동을 할 수 있다.

수업을 마치고 1~2시간 지나면 금새 어두워진다. 라이트 시설이 돼있는 일부 학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그렇지 못한 학교는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 선수들이 실력을 키울 절대적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

투수만 해도 그렇다. 제구력을 키우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체력을 만들고 많은 공을 던져 스스로 감을 찾아야 한다. 경기에서는 과도한 혹사를 막아야 하지만 훈련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박건수 대원중학교 감독은 “지금 한국 야구에 좋은 선수들이 나오지 않는 것은 절대적으로 훈련량 부족이 이유다”며 “과거에 비해 훈련량이 50%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운동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은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선수들을 교실에 묶어놓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동시에 필요한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직 메이저리거로 한국 야구대표팀에서 합류한 한국계 토미 현수 에드먼은 명문 스탠포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야구는 물론 공부도 잘했다. 심지어 우수한 성적으로 조기졸업했다. 전 학년 평점이 3.82로 이 학교 야구팀 역사상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렇다면 에드먼이 공부를 하기 위해 교실에만 앉아있었을까. 아니다. 시즌 중에는 훈련을 하고 대회에 출전한다. 비시즌을 이용해 수업을 집중적으로 듣는다. 때론 온라인 수업이나 과제 제출로 대체한다. 교실에서 받는 수업이 아니라고 해서 학사관리가 허술한 것은 결코 아니다.

얼마나 학업에 집중하느냐는 학생선수 개인의 문제다. 학업 수준이나 성취도는 엄격한 평가를 통해 가려질 수 있다. 다만 교실에만 붙잡아두는 것이 만사가 아니라는 의미다. 운동과 학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 기회를 열어 둘 필요가 있다.

한 유소년 야구선수 학부모는 “수업 시간 자체가 중요하다면 차라리 그들에게 맞는 수업을 일과 후 별도로 진행하면 좋겠다”며 “무의미하게 교실에 앉아만 있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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