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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배구명가’ 대한항공이 노우모리 케이타가 57점을 혼자 책임진 KB금융그룹을 누르고 2년 연속 프로배구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눌렀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 전적 2승 1패로 KB손해보험을 누르고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21~22시즌에 이어 창단 첫 2시즌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2017~18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은 역대 두 번째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그전까지 V리그 남자부에서 2시즌 이상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팀은 삼성화재(2011~12·2012~13·2013~14, 3시즌 연속)뿐이었다.
대한항공은 3전 2선승제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을 먼저 따냈지만 2차전을 내줘 벼랑 끝에 몰렸다. 이날 3차전도 3세트까지 1-2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쓰면서 해피엔딩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통합우승 상금 2억2000만원(정규리그 1위 1억2000만원·챔피언결정전 우승 1억원)도 챙겼다.
특히 대한항공의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은 서로 다른 감독이 합작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로베르토 산틸리(57·이탈리아) 감독 체제에서 우승했고, 이번 시즌에는 토미 틸리카이넨(35·핀란드) 감독이 우승을 치끌었다. 삼성화재의 경우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할 때 신치용 감독이 줄곧 지휘봉을 잡았다.
반면 KB손해보험은 구단 역사상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외국인선수 케이타가 3차전에서 혼자 57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마지막 순간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이날 케이타의 57득점은 역대 챔피언결정전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이었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25-22로 먼저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쌍포’ 정지석과 링컨이 나란히 8점씩 뽑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케이타가 혼자 9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혼자 공격을 책임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2세트부터 케이타가 펄펄 날았다. 케이타는 2세트에 무려 14점을 몰아쳤다. KB손해보험은 토종선수들이 공을 받아 올리면 어김없이 케이타에게 연결했다. 케이타는 2세트 공격점유율은 무려 74.29%에 이르렀다.
케이타의 활약으로 2세트를 25-22로 따낸 KB손해보험은 3세트 마저 듀스 접전 끝에 26-24로 이기고 우승을 눈앞에 뒀다. 3세트에서도 케이타는 무려 72,22%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하면서 13점을 책임졌다. 그 많은 공격을 시도하면서 공격성공률은 92.31%에 이르렀다.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은 4세트를 가져오면서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잠시 주춤했던 정지석의 공격이 다시 살아났다. 정지석은 4세트에서만 10점을 책임졌다. 공격성공률은 71.43%에 이르렀다. 케이타도 4세트 9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40.91%로 떨어졌다. 케이타가 흔들리니 KB손해보험의 기세도 꺾였다.
최후의 5세트에서 웃은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5세트 막판 9-12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정지석의 서브 때 연속 3점을 따라붙어 힘겹게 12-12 동점을 만들었다.
피말리는 듀스 접전이 이어졌지만 결국 대한항공은 마지막 순간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21-21 동점에서 케이타의 스파이크 서브에 네트에 걸리면서 리드를 잡은 대한항공은 이어진 케이타의 백어택을 곽승석이 블로킹해내면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지석은 이날 3차전에서 31득점에 블로킹 4개, 서브득점 4개, 백어택 7개를 기록하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외국인선수 링컨도 34점에 서브득점 6개를 올리며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