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며 한국은 메달 사냥에 실패한 채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치른 7경기에서 3승 4패로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도쿄올림픽 야구는 단 6팀만이 출전했다. 메달 획득 가능성이 50%나 됐다. 수십, 수백명이 출전해 경쟁하는 다른 종목과 비한다면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사실 대표팀은 시작부터 암울한 분위기였다. 프로야구 일부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원정 숙소에서 술파티를 벌이면서 사회적으로 크게 물의를 빚었다. 그 가운데는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들도 포함돼있었다.
국민적인 응원을 받아야 할 야구 대표팀은 오히려 비난의 총알받이가 되고 말았다. 선수들은 도쿄로 떠나기 전까지 팬들의 눈치를 보면서 훈련을 해야만 했다.
대회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조별리그를 1승 1패로 마쳤지만 이후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이스라엘을 연파하면서 분위기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이후 일본,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에게 연패를 당했고 그렇게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믿었던 베테랑들의 부진이다. 타선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 양의지, 오재일, 강민호 등이 1할대 타율에 허덕였다. 중요한 순간마다 허무하게 물러나면서 공격의 맥을 끊었다. 그나마 김현수, 오지환, 허경민 등이 제 몫을 해줬지만 전체적인 응집력이 부족했다.
마운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팀의 승리를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던 오승환은 3~4위전에서 자신의 선수인생을 통틀어 최악의 투구를 기록하고 말았다. KBO리그에서 에이스 대접을 받는 원태인, 최원준 등도 국제대회에선 맥을 추리지 못했다.
야구선수들이 뭔가 잘못했을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야구로 용서를 빌겠다”다. 이번 올림픽은 한국 야구가 실망한 팬들에게 야구로 보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그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올림픽 이후 프로야구는 다시 열리겠지만 후폭풍은 제법 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