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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칸국제영화제가 중반을 향해 가면서 박찬욱 감독의 '박쥐'와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할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제가 개막된 지 7일 째인 19일까지 칸에서 언론시사와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본선 진출작 20편 중 절반가량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선보인 '박쥐'가 영화제 초반 본선 진출작 중 화제가 되었다면 중반에 접어들어서는 18일 공개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호러영화 '안티크리스트'(Antichrist)가 내용의 극단성과 선정성으로 단연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다. 또한 켄 로치 감독의 '루킹 포 에릭'(Lookinkg for Eric) 또한 감독의 변신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만남으로 제작부터 관심을 모은 '인글로리어스 배스터즈'는 영화제 후반기를 달굴 영화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라스 폰 트리에 신작 '안티크리스트'는 호러 포르노?
윌렘 데포와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익명의 부부로 출연한 '안티크리스트'는 아들을 잃은 부부가 외부생활을 단절한 채 외딴 오두막집에서 살면서 벌이는 기괴한 생활을 담았다.
특히 부부의 적나라한 정사장면을 비롯해 사조 마조히스트로 변모하는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연기가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또한 '박쥐'에서는 송강호가 성기노출로 논란이 되었지만 '안티크리스트'에서는 두 배우의 성기노출에 이은 성기자해 장면도 담겨 있어 현지 관객들을 경악시켰다고 알려졌다.
워싱톤 포스트는 '안티크리스트'에 대해 “웃는 관객도 있었고 박수를 치는 관객도 있었으나 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관객도 있을 만큼 반응이 일치하지 않았다"며 "영화가 유혈이 낭자한 남녀의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안티크리스트'가 칸을 쇼크에 빠트렸다"고 전했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안티크리스트'에 대해 “포르노 호러 랩소디"라는 제목의 리뷰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지난 2000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어둠 속의 댄서'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는 덴마크의 거장이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안티크리스트'가 논란이 되자 기자회견에서 영화 내용과 논란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은 채 "나는 스스로를 정의하지 않는다"며"그저 영화를 만들고 그 과정을 즐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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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크리스트'가 파격적인 설정과 영상으로 논란이 되었다면 켄 로치 감독의 신작 '루킹 포 에릭'(Looking for Eric)은 감독의 변신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그간 켄 로치 작품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코미디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켄 로치는 활기찼고 폰 트리에는 냉소적이었다"며 켄 로치 감독은 기분 좋은 코미디로 칸을 놀라게 한 반면 라스 폰트리에는 '안티크리스트'로 그의 반체제적인 명성을 드높였다"고 두 감독의 신작을 비교했다.
◇좌파 감독 켄 로치, '루킹 포 에릭'으로 발랄한 코미디 선보여
'루킹 포 에릭'은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전드로 평가받는 에릭 칸토나가 출연한 영화로 제작당시 부터 영국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축구광이지만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우체부 에릭이 자신의 우상인 에릭 칸토나를 만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가디언은 '루킹 포 에릭'에 대해 "켄 로치의 작품 중에서 그에게 가장 큰 상업적인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켄 로치의 고국인 영국에서 상영되는 것보다 더 많은 필름이 해외에서 상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켄 로치 감독은 ‘레이닝 스톤’,‘빵과 장미’ 등 그간 정치색이 짙은 영화를 만들며 영국의 대표적인 좌파 감독으로 불렸다. 그가 8번째 도전 끝에 2006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1920년대 아일랜드의 정치적 상황을 그린 시대극이었다.
그러나 켄 로치 감독은 '루킹 포 에릭'을 통해 좌파적인 신념이나 역사 속에 인간을 그리기 보다 개인의 휴머니티에 더 주목하며 예기치 않았던 코미디 영화를 선보인 것. 이와 같은 켄 로치의 변신은 ‘신선한 변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본선에 진출한 다른 감독들은 자신이 추구하던 세계관을 더욱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폭력과 섹스 등 자극적인 영상 연출에 주력한 반면 누구보다 작가관이 투철했던 켄 로치는 오히려 발랄하고 유쾌하면서 휴머니티가 녹아있는 코미디 영화를 연출, 다른 감독들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서다.
미국의 버라이어티는 '루킹 포 에릭'에 대해 이전의 켄 로치의 작품과 달리 "많은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영화"라며 평했고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켄 로치가 프랑스의 천재적인 축구선수 에릭 칸토나 통해 칸에 즐거움을 선사했다"고 평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첫 전쟁영화, '인글로리어스 배스터즈' 기대감 높아
이 밖에 이안 감독의 ‘테이킹 우드스탁(Taking Woodstock)과 제인 캠피온 감독의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 및 두기봉 감독의 ‘복수’(Vengeance) 로예 감독의 ‘스프링 피버’(Spring Fever) 등이 언론과 관객들 앞에 공개됐다. 이중 제인 캠피온 감독의 ‘브라이트 스타’는 감동적인 로맨스라는 호평과 함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안티크리스트’나 ‘루킹 포 에릭’보다는 언론의 반응이 뜨겁지 않다.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경쟁작 중에서 언론의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20일 상영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인글로리어스 배스터즈’ (Inglorious Bastards)다.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으로 나선 ‘인글로리어스 배스터즈’는 일부 자국 개봉 이후 선보인 경쟁작들과 달리 칸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로 향하는 유대인계 미국인 특수부대 ‘배스터즈’의 활약상을 담은 이 작품은 그간 전쟁영화를 만들지 않았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새로운 도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펄프픽션’ ‘저수지의 개들’ 등을 통해 키치적이고 B급 감성이 강한 영화를 만들었던 쿠엔틴 타란티노가 어떤 식으로 전쟁영화를 만들었을지 호기심이 높아져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18일 할리우드 리포터와 인터뷰에서 "닥터로우가 소설 '레그타임'을 통해 세상을 다룬 것처럼 실재했던 역사에 나의 생각과 캐릭터들을 집어 넣어 영화를 만들었다"고 자신의 신작을 설명했다.
또한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연으로 나선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부서진 포옹' (Broken Embraces) 역시 칸 현지의 평가를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2005년 '피아니스트'로 감독상을 수상한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White Ribbon) 역시 칸 현지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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