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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러시아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들이 일제히 덴마크와 호주의 조별리그 경기를 방송하지 않으면서 축구팬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덴마크와 호주의 경기가 열렸다. 손흥민의 팀 동료이자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핵심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출격을 앞두고 있었다.
앞선 발표대로 지상파 3사인 KBS, SBS, MBC는 모두 이 경기를 중계하지 않았다. 문제는 방송사 중 유일하게 이 경기를 중계하기로 한 케이블 채널 SBS SPORTS가 2018 KBO리그 롯데와 KT의 경기를 우선 중계하며 발생했다.
정규이닝을 넘어 연장전까지 치르며 올 시즌 최장경기시간인 5시간8분을 기록한 롯데와 KT의 경기 탓에 예정된 덴마크와 호주 경기 중계가 취소된 것이다.
설상가상 이날 덴마크와 호주의 경기는 전반 6분 에릭센의 환상적인 발리 선제골에 이어 37분 VAR에 의한 호주의 페널티킥 동점골이 터지는 등 쫓고 쫓기는 흥미진진한 승부가 이어졌다.
경기 시간인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서는 ‘덴마크 호주 중계’가 내려오지 않았고, 방송사의 중계 취소에 대한 항의 글이 폭주했다.
심지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월드컵 중계 갑질하는 지상파 방송 3사 중징계 청원합니다’, ‘월드컵 중계권 문제 해결방법을 건의합니다’, ‘월드컵·올림픽 등 국제스포츠경기 중계방송 개선요청’ 등의 청원 7~8개가 이어지기도 했다.
당초 지상파 3사가 덴마크와 호주의 경기를 중계하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이 경기가 다른 경기보다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낮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으로 보인다. 시청자가 많이 보는 경기일수록 광고 단가가 높아지는데 덴마크와 호주의 경기는 중계에 투입되는 인력과 자본 등을 따져봤을 때 이해타산이 안 맞은 것이다.
실제 이날 KBS 2TV는 오후 9시부터 월드컵 중계 대신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1~10회 몰아보기를 편성했고, 같은 시간 SBS와 MBC 역시 수목드라마를 정상방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