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女'의 반란②]김지수 이하나 '태양처럼 빛났다'...그녀들이 얻은 것!

박미애 기자I 2008.07.31 14:16:55
▲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여자'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그런데 왜 사랑받은 티가 안 나지? 사랑받고 자란 사람들에게서 나는 환한 빛이 언니한테 안 나네? 왜 그런 거예요? 왜 그런 거예요? 왜 그렇게 기를 쓰고 1등을 했는데? 그거라도 안 하면 엄마가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사랑받고 자란 사람들은 표정도 밝고 여유로워. 그런데 언니 표정은 늘 춥고 초조해.”(윤사월)

“닥쳐! 내가 네 목을 부러뜨리기 전에”(신도영)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여자’ 15회에서 김지수와 이하나가 연극 ‘두 자매’의 대사를 주고받으며 충돌했던 대목이다. ‘두 자매’라는 작품이 신도영(김지수 분)과 윤사월(이하나 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극이었던 터라 이 상황을 재연하게 된 두 사람은 실제 감정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장면에서 신도영과 윤사월의 갈등은 가장 직접적이고 날카롭게 표출됐다. 시청자들이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는 것도 이 대목에서 가장 큰 스릴을 느끼며 쾌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태양의 여자’는 과거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운명이 뒤바뀐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것 같아도 입양아라는 사실에 늘 춥고 외로운 신도영과 언니에게 버림 받은 사실로 원망과 복수심에 사로잡힌 윤사월의 안타까운 이야기다.

한 자릿수 시청률로 시작했던 ‘태양의 여자’가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20%를 크게 웃도는 시청률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바로 방송 내내 감정선의 흐트러짐 없이 캐릭터에 충실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온 두 여인, 김지수와 이하나의 연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

‘태양의 여자’는 베테랑 연기자 김지수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켰고, 아직은 연기 경험이 부족한 이하나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케 해준 드라마였다.
▲ 김지수

김지수는 ‘태양의 여자’를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 전까지 청순가련의 대명사로 많은 작품에 출연한 김지수는 영화 ‘여자, 정혜’의 출연을 계기로 연기력을 검증받으며 차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그러다가 만난 것이 ‘태양의 여자’다. 김지수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악역에 도전했다. 빼어난 외모와 뛰어난 능력의 인정받는 아나운서지만 사실은 입양아라는 사실에 대한 자격지심과 어린 시절 동생을 서울역에 버려두고 온 것에 대한 죄의식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20년 후 자신의 앞에 다시 나타난 동생을 보며 인생이 뿌리째 흔들릴 만큼 불안해하며 동생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기어이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다.

악역이지만 김지수는 설득력 있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신도영의 복잡한 심리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커버해내며 시청자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이번 작품으로 인해 김지수는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동시에 배우로서 보다 큰 신뢰감을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었다.
▲ 이하나



당찬 신인 이하나의 행보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데뷔작 ‘연애시대’ 때부터 손예진 감우성 등 연기에 일가견 있는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그녀는 장래가 기대되는 신인 연기자로 데뷔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듬뿍 받았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의 작품들은 ‘연애시대’만큼의 성공을 안겨다주지 못했고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식객’이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막상 이 영화를 통해 이하나의 연기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태양의 여자’에서 이하나는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이며 주인공에 어울리는 역량을 표출해보였다.

‘태양의 여자’는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두 자매의 느슨함 없는 팽팽한 갈등이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이하나는 이런 제작진의 기대에 200% 부응했고, 이번 작품을 통해 확실히 배우로 거듭났다. '태양의 여자'를 통해 더 큰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게 하는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이제 ‘태양의 여자’는 31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드라마의 결말과 함께 '태양처럼 빛난' 두 여자, 김지수 이하나의 마지막 열연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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