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개그맨’ 이상호·이상민 형제는 지난 19일 진행된 KBS2 ‘트롯 전국체전’ 톱8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미소 지었다.
KBS 21기 공채 개그맨 출신인 이상호·이상민 형제는 새로운 트롯 스타 발굴을 위해 기획된 경연 프로그램인 ‘트롯 전국체전’에서 톱8이 경쟁한 결승 무대까지 진출했다. 이들은 ‘트롯 전국체전’에서 특유의 데칼코마니 퍼포먼스를 가미한 흥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며 기대 이상의 가창력을 뽐내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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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는 기자간담회에서 “‘트롯 전국체전’은 저희를 트롯 가수로 새롭게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당당한 트롯가수가 되어 프로그램을 빛내는 효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근 트롯 가수로 나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개그맨은 또 있다. KBS 20기 공채 개그맨 출신인 김재욱이다. 김재욱은 ‘김재롱’이란 이름을 내걸고 지난달 종영한 또 다른 트롯 경연 프로그램인 MBC ‘트로트의 민족’에 참가해 최종 3위라는 성적을 냈다.
사실 김재욱의 트롯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려 10년 전인 2011년 ‘거짓말쟁이’를 발표해 트롯 재능을 뽐낸 바 있다.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번엔 달랐다. ‘트로트의 민족’에 출사표를 던진 김재욱은 웃음기를 빼고 노래로 승부하는 ‘정공법’을 택해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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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수’ 봇물 속 실력으로 승부
개그맨들의 가수 도전은 특히 지난해 봇물처럼 이어졌다. 연예계 전반에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불면서 새로운 ‘개가수’(개그맨+가수)들이 잇달아 등장한 것이다. ‘둘째이모 김다비’로 나선 김신영, ‘캡사이신’이란 이름으로 곡을 발표한 신봉선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KBS2 ‘개그콘서트’마저 폐지되면서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전멸한 가운데 입지가 좁아진 개그맨들의 새 활로 찾기 현상으로도 여겨졌다.
최근 트롯 경연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상호·이상민 형제, 김재욱의 활약과 행보는 그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결이 조금 다르다. ‘개가수’가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 속 인지도와 개성 강한 콘셉트를 앞세워 음원을 내고 활동을 펼치는 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경연 프로그램이라는 도전의 길을 택해 대중에게 실력을 검증받은 가수로 발돋움했다는 점에서다.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리며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유독 많은 개그맨들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라는 반응도 나온다.
50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트로트의 민족’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한 김재욱의 경우 내년 연말까지 프로그램 제작사이자 트롯 전문 기획사인 KDH엔터테인먼트의 지원을 받아 트롯 가수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재욱은 이 기간 동안 개그맨 이미지를 내려놓고 가수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활동명도 김재욱이 아닌 ‘김재롱’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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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수=트롯?’ 힙합 도전 사례도
그런가 하면 KBS 21기 공채 개그맨이자 ‘나는 자연인이다’의 주역인 이승윤은 ‘개가수’들의 주 도전 장르인 트롯이 아닌 힙합 장르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이승윤은 지난 13일 신곡 ‘데드리프트’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 속 조금 더 힘을 내서 운동해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힙합곡이다. 앞서 이승윤은 지난해 6월에도 가수 데뷔곡이자 자신의 장기인 헬스를 주제로 한 힙합곡 ‘닥치고 스쿼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승윤은 ‘힙합 명가’로 불리는 가요기획사인 브랜뉴뮤직을 이끄는 래퍼 라이머의 지원사격을 받아 ‘데드리프트’와 ‘닥치고 스쿼트’를 완성했다.
이승윤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장난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 랩 레슨을 받으며 진지한 자세로 준비 작업에 임했다”며 “이번 음원 발표 이후 곡과 랩 실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져 뿌듯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승윤은 ‘닥치고 스쿼트’로 MBC ‘음악중심’, Mnet ‘엠카운트다운’ 등 음악 쇼 프로그램 무대에도 올랐다. 그는 “최근 들어 이벤트성이 아닌 진정성 있게 가수 도전을 하는 동료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저 역시 이미 다음 곡의 가사까지 써두었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도전에 임하고 있다”며 “성과를 떠나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설렌다. 많은 분이 개그맨들의 새로운 도전을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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