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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천만번 사랑해`, `연아의 트리플러브`, `이웃집 웬수`.
지난 한 달간 SBS가 주간 시청률 톱10에 올린 프로그램들이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열린 기간에만 2개의 프로그램을 간신히 톱10에 올렸을 뿐, 한 주에 프로그램 하나도 주간 시청률 순위 10위권에 올려놓기 버거운 모양새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시청률 효자 노릇을 해온 드라마 `천만번 사랑해`도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지난 한 주간 시청률 결과를 살펴보면 `종합채널` SBS의 위기감은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13일 첫 전파를 탄 주말드라마 `이웃집 웬수`가 18.2%의 깜짝 시청률을 올리지 못했다면 지난주 주간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톱10은 KBS와 MBC만의 잔치가 될 뻔했다.
KBS는 2TV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36.0%), 2TV 수목드라마 `추노`(31.3%),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25.9%), 1TV 일일드라마 `바람불어 좋은 날`(21.2%)이 1~4위를 독식했다.
이어 MBC가 7위까지를 차지했다. MBC는 예능프로그램 `세바퀴`(20.6%), 월화드라마 `파스타`(20.3%),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19.0%)으로 선전했다.
사실 SBS의 시청률 고전은 내부에서도 예견돼 있었다. 한 관계자는 동계올림픽의 시청률 선전을 두고 "누구를 위한 편성인지 모르겠다"며 "결국 올림픽 시즌이 지나면 부담이 오롯이 여타 프로그램들로 전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계올림픽 방송으로 인해 몇몇 프로그램의 편성이 변경된 것을 놓고 이르는 말이었다. 이 관계자는 "시청자에게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노출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이렇게 맥이 끊기면 다시 잇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SBS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SBS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단독 중계를 꾀하고 있다.
물론 동계올림픽보다 기간도 길고 파급력도 큰 월드컵이 단기적인 시청률 상승을 이끌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이는 월드컵 폐막 후 더 큰 시청률 파고가 생길 것이란 말과 같은 뜻일 수 있다.
무엇보다 SBS가 종합 편성을 하는 채널이라는 점에서 스포츠 콘텐츠에 지나치게 기대는 모습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SBS는 최근 시청률 부진 현상에 대해 프로그램 교체기에 따른 일시적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SBS 한 관계자는 "봄을 맞이해 새롭게 선보여진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시청자들이 이에 익숙해지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면서 "프로그램들이 이제 막 시작한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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