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주인공은 바꼈지만 쾌감은 그대로였다. 지난 9일 군산 KIA-SK전서 김원섭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둔 KIA가 다시 한번 그날의 짜릿함을 재현했다.
이번 히어로는 나지완이었다. 나지완은 21일 문학 SK전서 4-4 동점이던 8회초 2사 만루서 대타로 등장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김상현(2개)과 최희섭의 홈런포로 4-1로 앞서던 경기였다. 그러나 SK의 반격을 허용하며 동점이 된 경기. 또한 1사 만루서 믿었던 김상훈이 3루 땅볼로 물러나 분위기 마저 한풀 꺾이고 말았다.
때문에 나지완의 홈런포는 더욱 값졌다. 만에 하나 그의 홈런이 터져나오지 않았다면 경기는 완연히 SK의 몫이 됐을 것이다.
노림수가 제대로 맞아들었다. 볼 카운트 0-1에서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걷어올려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한방이었다.
나지완에겐 20호 홈런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져 기쁨 두배였다. 지난해 데뷔한 나지완은 첫해 73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5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장타였기 때문이다. 나지완의 지난해 홈런은 6개.
그러나 1년여 만에 나지완은 주목받던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타율은 다소 떨어져 거친 면이 남아있지만 큼지막한 한방을 때려낼 거포의 모습을 찾아냈다. 이날 홈런으로 20호째를 기록했다는 것은 '거포 나지완'에 대한 인증서였다.
나지완은 "들어가기 전에 황병일 코치님께서 극단적으로 치라고 하셨다. 직구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는데 실투가 가운데로 몰렸다. 대타로 나가면 몸이 덜 풀리고 여유가 부족했는데 오늘은 잘 됐다. 선발로 나가지 못하더라도 아쉬움은 없다.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초구에 포수가 일어선 것은 몰랐다. 직구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았다. 홈런 친 뒤 팬들의 연호를 들을 때 짜릿했지만 수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집중하려 했다. 요즘 수비 훈련 많이 하고 있다. 시즌 후 더 보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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