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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라이프 특별조사팀’을 끝으로 29일 막을 내린 MBC 시즌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시즌드라마는 매회 또는 1, 2부로 나뉘어 하나의 에피소드가 완결되는 구조로 미니시리즈의 장점인 연속성과 단막극의 완성도를 접목시킨 새로운 시도였다.
또 인기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요구를 받고 시즌2를 기획하는 것과 달리 미국 드라마들처럼 제대로 된 시즌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도록 시즌제 개념을 기획 단계부터 도입하자는 취지로 신설됐다는 점도 관심도 끌었다.
‘옥션하우스’로 지난해 9월3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시즌드라마는 ‘비포 앤 애프터 성형외과’를 거쳐 ‘라이프 특별조사팀’까지 전문직 드라마를 연상케 하듯 매번 독특한 직업군의 인물들을 등장시켰다.
‘옥션하우스’는 미술품 경매업체, ‘비포 앤 애프터 성형외과’는 성형외과, ‘라이프 특별조사팀’은 보험회사 특별조사팀이 주요 배경이었고 각각의 조직에 소속된 극중 주요 등장인물들은 그 직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풀어나갔다.
이는 시즌제를 위한 장치였다. 기존 주인공들의 사랑을 소재로 했던 대부분의 미니시리즈는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돼 에피소드가 있더라도 모두 결말로 가기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 결말은 어떤 형태로든 사랑의 결과였기 때문에 시즌2 제작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드라마는 사랑과 함께 업무적으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도 비중을 둠으로써 무리 없이 시즌2를 기획할 수 있는 제작환경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시즌드라마는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쪽대본에 생방송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빠듯한 스케줄로 진행되는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에서도 비켜갔다. 국내 드라마는 일일드라마를 제외하면 주 2회 방송으로 촬영 스케줄이 배우나 제작진 모두에게 버거웠지만 시즌드라마는 주 1회 편성으로 제작에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여기에 에피소드별로 각기 다른 연출자와 작가가 투입될 수 있었고, 제작 스케줄의 여유가 더해져 드라마의 완성도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시즌드라마가 폐지된 것은 시청률 논리를 무시할 수 없다. 시즌드라마는 그동안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러왔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던 MBC 드라마국의 당초 의지는 오간데 없이 폐지가 결정됐다. 3편이 방영됐지만 시즌2가 방송된 드라마도 없었다.
하지만 시즌드라마의 저조한 시청률은 방영 시간대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청자들이 새로운 한주를 앞두고 있는 일요일, 그것도 자정에 가까운 시간대에 방영되는 만큼 시청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시즌드라마의 폐지에 대해 시청자들이 더욱 아쉬워하는 것도 불리한 방송 시간대는 감안하지 않고 시청률 논리에 밀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다. 이번 ‘라이프 특별조사팀’의 종영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방영 시간대를 바꿔 시즌2를 제작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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