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제작자들, 이수만 편에 섰다…"SM 경영진, 회사 찬탈행위 멈추라"

김현식 기자I 2023.02.15 14:25:47

한국연예제작자협회, SM 사태 입장문
"SM 경영진, 독단적으로 이수만 몰아내"
"경영권 찬탈행위 지속 시 좌시 않을 것"

이수만(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상황 속 음반제작자들이 SM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편에 섰다.

음반제작사 440여곳을 회원사를 두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임백운, 이하 연제협)는 회원사인 SM 경영권 분쟁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입장문을 15일 배포했다. 이를 통해 연제협은 SM 현 경영진을 향해 “거대공룡 기업 및 반사회적 펀드와 야합한 적대적 M&A 행위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제협은 입장문에서 “SM은 한류 K팝의 초석을 다져온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대표 기획사이자 한류의 상징적 회사”라며 “SM 창업주 이수만 프로듀서는 한류의 산파 역할을 해내며 세계가 인정하는 K의 레전드 프로듀서이자 글로벌 리더다. 또 우리 음반제작자들의 프라이드를 지켜주는 레거시이자 자랑스러운 K팝의 선구자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척박했던 음반시장을 산업화 기업화해 오늘날 대한민국의 효자 콘텐츠 산업으로 발전시킨 것도 이수만 프로듀서의 파이오니어 정신에 힘입은 바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연제협은 “그렇기에 최근 SM 사태를 바라보는 음반제작자들은 실로 충격과 분노와 착잡함을 감출 수 없다”면서 “SM의 현 경영진과 거대 공룡기업, 그리고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실제로는 수익을 노리는 반사회적 펀드가 야합해 적대적 M&A를 노리는 얄팍한 수작에 우리 제작자는 경악과 분노를 표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이수만 프로듀서로부터 전문경영을 수임받은 SM 현 경영진은 창업주이자 대주주를 배제하기 위해 멀티 프로듀싱 체제 구축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운 뒤 거대 공룡기업에 신주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회사를 찬탈하려는 야합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묵과할 수 없는 배신행위이자 연예문화계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비도덕적, 비윤리적, 비신사적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연제협은 또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행동주의라는 미명을 내세운 얼라인파트너스의 후안무치한 처사는 ‘양의 탈을 쓴 늑대’와 다름 없다”면서 “그들은 문화의 특성이나 제작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안중에도 없으며, 오로지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말 바꾸기를 반복하는가 하면 연예인들을 단지 수익창출의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반문화적 집단 이기주의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반사회적 이권 찬탈 전을 벌이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는 즉각, 그 행동을 멈추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제협
SM엔터테인먼트
연제협은 “오늘의 SM과 한류 K팝이 있기까지는 창업주의 고단한 헌신과 SM 아티스트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SM 현 경영진은 일련의 과정에서 대주주이자 창업주인 이수만 프로듀서나 소속 아티스트들과 상의나 이해조차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얼라인파트너스라는 펀드회사와 함께 이수만 프로듀서를 몰아냈다”면서 “우리 업계와 사회가 이런 것을 용인한다면 이 나라의 경영주와 창업자들은 자신들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만 골몰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얼라인파트너스와 현 경영진, 그리고 대기업이 벌이고 있는 이 적대적 M&A는 그래서 반사회적, 시장교란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조햇다.

연제협은 “SM 현 경영진의 모습은 최소한의 인간적 신의와 도리마저 져버린 배신행위이기에 연제협은 묵과할 수 없음을 밝혀 둔다. 창업주가 쫓기듯 회사를 하이브에 넘기는 급변 사태로 업계는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 있다”고 재차 우려를 표했다. 덧붙여 “창업주 이수만 프로듀서의 명예는 하루아침에 오간 데 없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고, SM 소속 직원과 아티스트들은 일보다 앞으로 전개될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연제협은 “SM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어 평온을 되찾기를 희망하며 앞으로 전개될 SM 사태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만약 정당화되지 않는 자본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노리는 거대공룡 기업과 현 경영진의 야합이 계속되고, 업계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경영권 찬탈행위가 계속된다면 연제협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 기획과 SM의 계약 관계가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조기 종료됐다. SM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이 SM이 라이크기획에 과도한 용역비용을 지불해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면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게 계기가 됐다.

이후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이달 3일 이 전 총괄 프로듀서를 향후 프로듀싱 업무에서 배제하는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공표한 뒤 카카오와 손을 맞잡았다. 카카오는 SM이 발행한 123만주 규모 신주와 전환사채 114만주를 인수해 SM 전체 지분의 9.05%(약 2171억5200만원)를 확보했다.

그러자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8일 법원에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반발에 나섰다. 이 가운데 하이브가 10일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약 4228억원)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단숨에 SM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하이브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 지분도 공개 매수해 최대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에도 나섰다. 이에 대해 SM은 “하이브를 포함한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척점에 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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