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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 "내게 음악은 일기이자 메시지였다"

윤기백 기자I 2022.04.26 18:03:23

40주년 기념 음악 다큐멘터리
'아치의 노래, 정태춘' 시사회
"내 메시지, 관객에 잘 전달되길"

가수 정태춘이 2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아치의 노래, 정태춘’ 언론시사회 무대 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나에게 음악은 일기이자 메시지였다.”

‘시대와 함께한 음유시인’ 정태춘이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음악 다큐멘터리 ‘아치의 노래, 정태춘’(감독 고영재)을 직접 관람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정태춘은 2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아치의 노래, 정태춘’ 시사회에 참석해 “활동 초기에는 내 음악이 개인적인 일기였다면, 중반 이후로는 사회적인 일기가 됐다”며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고, 그 매개체로 음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 세상과 소통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접었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한 달 전부터 음악 작업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며 “내가 전하고픈 메시지가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정태춘의 시대별 대표작 28곡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의 음악과 삶을 담아낸 작품이다. 정태춘의 데뷔 당시부터 주요 방송 보도, 소극장 공연 투어 ‘얘기 노래마당’ 등 미공개 아카이브 영상이 풍부하게 활용해 시대의 질감을 오롯이 담아냈다.

그중에서도 이 작품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자유로운 창작활동으로 글로벌 음악시장을 주름잡은 방탄소년단(BTS), 전 세계를 삼킨 K팝 열풍의 토대가 된 ‘가요 검열 철폐운동’의 주역인 정태춘의 삶을 다뤘기 때문이다. 가요 사전심의 제도는 정부기구인 공연윤리위원회(이하 공륜)에서 행한 사실상의 ‘사전 검열’ 제도였다. 6년간 이어진 정태춘의 투쟁 덕에 가요 사전심의 제도는 1996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내려졌고, 이후 가수들은 자유로운 음악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가수 정태춘(오른쪽), 박은옥 부부가 2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아치의 노래, 정태춘’ 언론시사회 무대 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태춘은 그간의 행보가 자칫 ‘업적’처럼 비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정태춘은 “이 영화는 누군가를 평가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미화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힘주어 말하며 “그저 대한민국에 있었던 한 가수의 일대기, 그 속에 담긴 드라마를 주목해서 봐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정태춘의 음악적 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인 보컬리스트 박은옥은 “정태춘의 다양한 음악과 함께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했고, 그런 음악 여정을 떠났는지를 봐 달라”며 “더불어 퀸에게 ‘보헤미안 랩소디’가 있다면, 정태춘에겐 ‘정동진3’가 있다. 영화 말미에 나오는 ‘정동진3’ 무대도 꼭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연출을 맡은 고영재 감독은 “정태춘의 노래 28곡으로 시대의 공기와 그의 음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담아내는데 주력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정태춘은 1978년 데뷔 후 신선한 노랫말과 서정적인 음율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싱어송라이터다. 대표곡으로 ‘시인의 마을’, ‘촛불’, ‘5·18’ 등이 있다. 이후 가요 사전검열 철폐운동, 전교조 합법화 투쟁,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투쟁 등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마다 언제나 시대정신이 깃든 노래들로 민중과 함께했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내달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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