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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페더급 2위인 브라이언 오르테가(29·미국)다. 이기는 선수는 현 챔피언인 알렉산더 볼칸프스키(32·호주)에게 도전할 자격을 얻는다. 정찬성의 경기는 오전 10시쯤 열린다.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개인적인 악연이 있다. 원래 둘은 지난해 12월 UFC 부산 대회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불과 보름 남겨두고 오르테가가 무릎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했고 정찬성도 경기가 무산될 뻔했다.
다행히 전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미국)가 대체선수로 출전했다. 정찬성은 에드가를 1라운드 TKO승으로 쓰러뜨렸다.
이때까지도 정찬성과 오르테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둘이 앙숙이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올해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UFC 248 대회에 정찬성은 소속사 대표인 가수 박재범과 함께 초청을 받았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오르테가가 박재범의 뺨을 때리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파이터가 비겁하게 일반인을 때렸다’는 엄청난 비난에 시달린 오르테가는 떠밀리듯 사과했다. 그 사건은 정찬성의 복수심에 불을 질렀다.
경기를 6일 앞둔 지난 12일 대회가 열리는 UAE에 들어간 정찬성은 국내 취재진과의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경기 준비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찬성은 원래 대회를 앞두고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국내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에 집중했다. 심지어 큰 비용을 들여 미국에서 코치와 스파링파트너를 직접 데려왔다.
정찬성은 “한국에서 훈련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내게 100%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일 처리도 빨리 진행됐다”며 “시간이 많이 남다 보니 쉴 시간도 많고 운동할 시간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레슬링과 주짓수 코치가 미국에 있어 영상통화로 훈련한 것이 아쉽지만 그동안 오르테가에 맞춰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찬성은 2011년 3월 UFC 데뷔전에서 레오나르도 가르시아(미국)를 서브미션(트위스터)으로 누르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UFC에서 7경기를 치러 5승 2패를 기록했다. 그동안 부상과 군 복무 등으로 3년 6개월의 긴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정찬성은 “UFC에 데뷔했던 9년 전을 고등학생에 비유한다면 지금은 완전한 어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초창기에 막 싸웠고 몇 번 기절했던 경험이 내게 많은 교훈이 됐다”며 “기술이나 파워는 물론 정신적인 부분도 다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정찬성이 옥타곤에서 물러서지 않고 싸우는 가장 큰 동기부여는 가족이다. 그는 “이제는 결혼을 했고 애가 셋이나 생겼다”며 “내가 경기하는 모든 이유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정찬성은 “여러 가지 사건도 있었고 오르테가와 사이가 안 좋은 것도 맞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오히려 더 긴장한 것은 지난 부산대회였고 이번은 다른 시합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이어 “옛날이 그냥 좀비였다면 지금은 스마트한 좀비가 됐다”며 “‘정찬성이 또 발전했구나’라는 것을 이번 경기에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