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벙글쇼' 강석·김혜영, 10일 눈물의 고별 방송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30여년 넘게 MBC 표준FM ‘싱글벙글쇼’를 지켜온 DJ 강석, 김혜영이 10일 생방송을 끝으로 청취자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싱글벙글쇼’는 ‘서민들의 대나무숲’으로 불리며 일상을 응원해온 대표적인 국민 프로그램이다. 성대모사와 시사 풍자에 능한 강석, 위로와 공감 능력을 지닌 김혜영 두 사람이 진행을 맡아 사랑을 받아왔다. 강석은 36년, 김혜영은 33년간 ‘싱글벙글쇼’의 진행을 맡았다. 단일 프로그램 진행자로서는 국내 최장 기록이다.

MBC표준FM ‘싱글벙글쇼’의 진행을 맡았던 DJ 강석(왼쪽), 김혜영(사진=MBC).

이날 마지막 방송은 두 사람이 1만 3000번 넘게 들었다는 시그널 음악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시작했다. 두 사람은 오프닝에서 “울지 말고 웃으며 헤어집시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결국 마무리는 눈물바다로 장식했다. 마지막 곡은 강석이 신청한 장미여관의 ‘퇴근하겠습니다’였다. 두 사람은 이후 청취자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김혜영은 “항상 ‘그날이 오겠지’, ‘그날이 오면’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오늘 그날이 왔다. 청취자 여러분과 이별을 고하는 그날”이라며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 가슴 속 깊은 선물로 가져가겠다. 긴 시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어 강석은 “죽어서 신 앞에 가면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한다고 한다. 너는 행복했느냐,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느냐고”라며 “나는 ‘싱글벙글쇼’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청취자들께서도 행복하셨다고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는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두 사람의 고별 방송에서는 가수 노사연, 현숙, 유현상과 ‘싱글벙글쇼’ PD 출신 조정선 MBC 부국장, 23년간 집필을 담당한 초대작가 박경덕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유현상은 “두 분이 진행하는 모습이 정말 마지막인지 직접 확인하려고 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석, 김혜영이 떠난 ‘싱글벙글쇼’의 후임 진행자로는 가수 배기성, 허일후 아나운서가 선정됐다.